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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s 24 - 25 일상

25.01.18. 살면서 잃은 것 중 단하나만 되찾을 수 있다면?

hello :-) 2025. 1. 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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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잃은 것 중 단하나는 여행과 여유.

 사실 믿기지 않게도 20대에는 여행을 제법 다녔었다. 은근 겁쟁이라서 숙소는 못 잡고 당일치기로 합천과 부천도 다녀오고, 전주도 다녀오고, 대구도 다녀오고 서울도 다녀왔었다. 아마 그래서 해외여행은 못 갔나 보다. 합천은 드라마 경성스캔들이 방영될 때 촬영장 구경 간다고 엄마에게는 교수님 댁에 고추장 담그러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는 다녀왔었다. (전공이 요리과라 가능한 거짓말..ㅎㅎ) 그런데 전날 고추장을 담그긴 해서 엄마는 아직도 진실을 모르신다는 거..ㅎ 그때 배우 한지민 님과 한고은 님도 만나고 거의 전 출연진을 다 만났었다. 어떻게 촬영하는지 숨죽여서 구경하느라 한창 더울 때인 제헌절(7/17) 때라 촬영이 끝나고 한지민 님이 터미널까지 태워주겠다고 하셨던 것을 어떻게 그러느냐고 걸어서 가겠다고 극구 거절했다. 위험하다고 안된다고 그랬다가 결국 KBS 촬영버스를 타고 터미널 근처에 내려다 줘서 근처 피시방에서 첫차운영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집으로 왔었다. 부천에는 좋아하던 배우의 팬사인회 다녀오기도 했었고, 전주는 그 당시 알게 된 인터넷 친구였는데 전주 산다고 해서 만나러 갔다가 초면에 둘이서 한정식 한상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 뒤 그 친구가 교생실습 간다고 바쁘다고 해서 연락이 뜸해지다가 끊기고야 말았다. 그때 만났던 전라북도의 사람들이 너무 친절해서 나에게 너무 인상적으로 기억에도 남았고, 음식들이 너무 맛있었다. 대구는 한때 가죽다이어리에 관심이 많아서 실물을 보고 사고 싶어서 첫차 타고 대구까지 가서 문구여행이라고 근처 문구점을 다 둘러보고 오기도 했었다. 아기자기한 스티커들을 많이 샀었는데 내 취향이 아기자기가 아닌 걸 알고는 결국 아끼다가 똥이 되어버렸다. 

 서울은 경복궁 구경도 갈겸, 좋아했던 가수 박효신의 콘서트 겸 팬미팅 다녀왔다가 삼일뒤인가 엄마랑 같은 콘서트를 또 보고 왔었다. 엄마의 최애가 아닌 나의 최애였지만 엄마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모습이 뿌듯했었다. 그때도 겁쟁이라 숙소 잡을 생각은 못하고 찜질방에서 엄마랑 나랑 노숙을 했었다.ㅎㅎ 목적이 나를 위한 여행이었지만 엄마도 가고 싶으셨는지 그 어렵다는 박효신 콘서트 티켓팅을 성공하는 바람에 교통비는 내가 부담을 했었다. 콘서트 본 다음날은 경복궁이랑 광화문을 둘러보고 그 근처 교보문고를 갔었는데 그 이후 뉴스에 광화문 집회 보면 가 본 곳이라고 몇 년째 계속 반가워하는 거 보면 너무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여행을 가라고 하면 갈 수는 있는데 막상 주6일, 주 7일 근무하다 보니 체력고갈로 막상 움직일 생각을 하지를 못하겠다. yes24 서면점이 운용이 되었을 때에는 쉬는 날 하루전날 빈 백팩을 메고는 중고서점가서는 거의 15만 원어치 사서는 가방에 꽉꽉 담아서 메고 나오곤 했는데 지금은 매장도 없어지고, 근처 교보문고가 있긴 한데 굳이 새책을 그렇게 사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애정이 식은 건가 싶기도 한데 막상 교통비며 움직이는 에너지까지 생각하면 그냥 온라인 서점에서 사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 게 사실이다. 밥벌이를 한다는 핑계로 낭만을 포기하고 사는 건가 싶기도 하다. 요즘은 거의 에너지를 일하는데 다 쓰다 보니 매일매일 맛있는 거 먹고 싶어 하던 나도 그냥 일정 메뉴를 정해놓고 돌려가며 먹기도 한다. 나중에 나중에 미룬다고 여행을 갈 것 같지 않다는 불안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TV속에 좋은 풍경이나 맛있는 것들 보면 이전만큼 저기 가보고 싶다. 언제 저기 가자, 혹은 저거 먹어보고 싶다, 맛있겠다는 감정이 잘 들지 않는다. 그냥 오 저기 좋다, 저거 맛있겠네가 다인 거 같아 약간은 씁쓸하다.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포기하고 살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찰나에 잠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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