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항상 결핍과 고통 속에 있고, 만족은 거의 느끼지 못한다. 단지 괴로움이나 결핍이 잠깐 사라진 순간 잠깐의 만족감을 느낄 뿐, 그 만족감은 오래가지 않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미 가진 것들(재산이나 이익)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그 가치를 인정하려 들지도 않는다. 오히려 당연히 여긴다. 이미 소유한 것들은 고통을 막는데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것들이 사라지면 비로소 그 소중함을 절감한다. 왜냐하면 결핍, 부족, 고뇌는 적극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러니 과거에 극복한 고난, 질병, 경제적 어려움 등을 떠올리면 이미 소유한 것들의 의미를 잊지 않고 소중히 여길 수 있다.
요즘은 월급을 받으면 일단 집대출을 갚으라고 엄마에게 송금을 하고 고정지출 25만원과 생활비 30 반원을 제외하고는 일절 소비는 거의 하지 않고 투자와 저축에 많이 비중을 높이는 편이다. 한때 통장잔고에 천 원만 있는 채로 해고된 경험이 있어 당장의 6개월에서 1년의 생활비를 여유 있게 가지고 있으려고 한다. 과거에는 흥청망청까지는 아니어도 주제도 모르고 비싼 화장품을 괜히 사거나 쓸데가 없는 스티커를 수집하기도 하고 자잘한 젤리나 군것질을 하기도 했었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건 술맛을 지금도 그때도 몰라서 술에 흥청망청 돈을 써본 역사가 없어서 천만다행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다 보니 정말 간절함에 이곳에 일하면 안 될 거 같은데 싶은 곳에 이력서를 넣고 면접을 보기도 했었다. 사람이 너무 간절해지면 악수를 두기도 하고 부득이하게 나의 간절함을 이용하는 못된 사람들을 만나기도 한다. 사람이 쫓기다 보면 다양한 생각을 하지 못하고 당장의 코앞만 생각하느라 최악의 선택을 하기도 한다.
사실 현재는 소비패턴을 많이 변화를 준 상태라서 금전적으로 넉넉하긴 하다. 하긴 벌기는 하는데 쓰지를 않으니까 자연스레 모이는게 수순이기는 하다. 하지만 과거 경제적 어려움을 떠올리며 언젠가 해고되어서 힘들 경 우를 대비해서 퇴직연금에 넉넉히 납입하면서 내가 직접 연금을 굴리고 있다. 언젠가 세상에 나 혼자 남게 되면 어떻게 부모님의 재산은 어떻게 처리할지 생각을 하기도 하고 나의 노년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려고 다양한 책들을 읽고 있다. 아침마다 출근하기 싫다면서 뭉그적 거리고 일어나던 내가 벌떡 스탠딩 자세가 되었던 게.. 직장인이 열심히 직장을 다니게 되는 계기가 빚이라고 했던가.. 난 내 빚은 아니지만 그래도 코로나 이전부터 내년 1월이면 이제 7년 차가 되는 직장인으로서 되도록이면 사장님과 동거동락하고 싶다는 소망을 바라본다. 요식업에서 10년을 버티셨으니 저도 같이 묻어가자고 대놓고 말했었다..ㅎㅎ 주 6일 주 7일이 가끔은 버겁긴 한데 뭐 그래도 노후에 월 300 연금 받으면서 내 집에서 커다란 나무 책상에 퍼질러 앉아서 필사도 하고 블로그도 하고 끄적거릴 거 생각하면서 오늘도 내일도 열일을 한다고 생각해 본다. 난 내가 배짱이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부지런한 저세상 개미였어..;;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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