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2.27. 올해 가장 감사한 것은?

 올해에는 유독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최근에 일어난 비상계엄이 가장 감사한 일이 아닐까 싶다. 난 민주화 운동을 책이나 드라마 혹은 영화를 통해서만 접해온 세대인데 비상계엄이 뭔지도 정확히 몰랐었다. 느닷없이 발동해서 이게 뭐지 하는 생각도 하기 전에 근처 사는 사람들이 바로 국회로 뛰어가서 진입하는 장갑차를 맨손으로 대치하는 유튜브 라이브를 보면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뿐만 아니라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서 뉴스나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혹은 믿을 수 없는 소식을 실시간으로 알게 되면서 이러한 기술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12월 3일에 그러한 일이 있는 것도 기함할 일인데 대통령 탄핵 소추안에 비협조적인 내란 공모당인 국민의 힘의 뻔뻔한 작태와 나머지 부역자들의 역겨운 행태들은 까면 깔 수록 어이가 없다. 정말 다행인 게 내가 트위터를 시작했고, SNS에 그나마 조금은 능통해서 상황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다. 그중에는 가짜뉴스도 잘못된 뉴스도 있지만 이전처럼 뉴스자체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않고 의심도 하면서 정말 사실여부를 판단하려고 찾아보는 내 나 자신도 기특하다. 

 역겹게도 아직도 어느 누구 제대로된 처벌을 받고 있지 않고 어찌 보면 지지부진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절차대로 진행하려고 하는 지금 이 순간이 곧 역사이고,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무엇이 잘못되었고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아야 한다. 그들은 절차와 법을 무시했지만 절차대로 차근차근 옥죄어 가야 바르게 처리가 되고 단죄를 내려야 두 번의 윤석열 내란사태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정치적인 포스팅을 할 마음은 없지만 현사태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내 나라가 내 목숨이 위험해지는 지경이 될뻔했던 사실이기에 관심을 가지고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전두환을 자연사시킨 게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육사들도 내란을 일으킨 김용현인가 나발인가 그 사람 지지한다고 화환 보내고 별 쇼를 다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일벌백계로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 오죽하면 비상계엄을 했겠느냐는 막말에 그럼 환율박살 나고 한국경제 나락 가는 건 누가 책임질 거냐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어느 누구 하나 사과하고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데 결국은 윤석열이 싸놓은 똥은 서민들이 곡소리하면서 다 부담해야 한다는 게 너무나도 화가 난다. 

 아니 거부권을 써가면서 일하기 싫으면 왜 대통령한다고 기어 나와가지고는 일을 안 해서 온 국민(지지자 제외)을 밤에 잠 못 자고 하염없이 뉴스만 보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그 엄동설한에 맨손으로 장갑차와 대치하고, 집회에 참여하여 목소리 내어주는 분들, 남태령에서 농민에게 탄압을 가할 때 광화문에서 한걸음에 남태령으로 가서 연대하고 지지해 준 젊은 세대 여성들까지..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SNS에 정보 공유하고 관심을 가져준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인류애를 느낀다.

-남태령은 과거 동학농민운동이 실패했던 우금치전투가 일어난 곳과 동일한 곳이라고 한다는 말에 소름이 돋았었다. 130년만에 농민들이 결국은 트랙터로 서울에 진입했다는데 울컥했다. (1894년 동학농민 이후 2024년에 그 고개를 드디어 남었다.)

-남태령에 농민들이 시위한게 아니라 경찰이 경찰 버스로 차벽을 만들어 길을 가로막았다. (경기도까지는 트랙터가 경찰의 엄호를 받으며 서울을 향해서 왔었다고.. 불법이었다면 그랬을 리가 없음)

-남태령에 농민들이 술판을 벌였다더라, 혹은 8차선을 다 가로막았다고 하더라는 다 거짓진술임. 헌법으로 국민의 이동할 권리를 막을 권리는 불법임.(술판을 벌인가 아니라 추위에 오들오들 떨었음, 8차선 중 1,2차선만 운영하였음, 차가 막힌 거는 경찰차벽이 가로막아서) 

 난 가만히 있었는데 국민도 아니게 되었고, 어쩌다보니 이렇게 야당을 응원하게 되었네.. 대통령 파면되고 덕수도 탄핵되고 내란죄로 여당 국회의원들 다 잡혀가고 가담된 군인들도 잡혀가고 일벌백계로 처리가 되길 바란다. 그래야 두발 뻗고 국민이 잠들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