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바로 24년 12월 3일. 몸살기운이 있어서 8시 30분경 자려고 누웠으나 감기약을 먹었어도 눈이 빠질 거 같아도 정작 잠은 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나라가 망했다는 트윗을 보고 그냥 헛소리겠거니 했는데 1430원을 찍은 환율을 보고 이상하다 싶어서 각종 뉴스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4일 오전 5시까지 잠을 자지 못했다. 비상계엄령이라는 이 중대한 사안을 국가원수가 아무 생각 없이 외치는 바람에 1980년 5월 18일의 트라우마를 가진 한국사람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난 경험하진 못했지만 각종 드라마나 뉴스로 봤던 수많은 장면들에 불안을 느꼈었다.
항상 한국 민주주의를 이야기 할때 광주에게 많은 빚을 졌다는 말을 늘 한다. 아마 어제 비상계엄이 내려지고서 국회가 봉쇄되면서 나와 같은 일반 시민들은 두려움에 많이 떨었을 거라 생각한다. 불행 중 다행은 예산집행 기간이라 국회 근처에 수많은 국회의원들이 야근하느라 밤샘 근무 중이었고, 국회의원 보좌관들이 내 직장은 내가 지킨다는 생각으로 국회 가결이 발동되는 동안 각종 물건으로 탑을 쌓으면서 군인들이 국회진입을 저지하는데 시간을 벌었고 운동권 출신이 많았던 야당 의원들은 정식 출입문이 통제되는 와중에 국회에 담을 넘어서 결국 국회에 입성하여 가결안에 투표를 마쳤다. 덕분에 빠르게 비상계엄 철회 가결안을 요구할 수 있었다. 정말 상식의 하한선이 어디까지 떨어지는 건가 싶어 할 말이 없어지는 밤이었다. 가결되었다고 안심할 수 없었던 것이 국가원수(대통령이라고 부르기도 싫음)가 원칙을 지키지 않고 발동되었으나 나중에 꼬투리 잡히지 않기 위해서라도 가결하는 것은 절차를 지켜야 했다. 대통령실에 가지들과 대통령실과 연락이 닿질 않아서 해제가 바로 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군대가 국회로 밀고 들어오는 광경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광주에 공수부대가 밀고 들어갔던 것과 다른 것이라고는 유튜브와 트위터등 카메라가 있었고 전 국민이 상황을 알 수 있었다는 것뿐..(그 와중에 가짜뉴스가 판치는 것도 사실이었다.) 장갑차가 진입하려고 하는데 시민들이 나서서 앞을 가로막았고, 특히 젤 앞에 머리가 흰 어르신들이 바닥에 앉아있는 모습에서 너무 놀랐었다.
결국 비상계엄을 발동하고 6시간만에 해제하면서 5천만 명이 본의 아니게 용산의 겨울을 강제 시청한 느낌이다.(서울의 봄 아직 안봄) 해외에서도 비상계엄으로 인해 한국 민주주의가 벼랑 끝에 몰렸다고 다루었고 실시간으로 원화가치가 떨어지는 게 한눈에 보이기도 했다. 그 늦은 시간에 국회로 달려가는 국민의 모습과 대치되는 군인들 모습에 전 국민의 트라우마가 발동되는 바람에 나를 비롯해서 강제로 불침번을 서게 되기도 했다. (자고 일어났더니 나라꼴이 왜 이러냐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에 피곤하고 눈이 빠질 거 같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나 역시도..) 비상계엄이 해제되긴 했지만 그 이후가 문제다. 탄핵은 물론이고 내란죄로 엄히 다스려야 한다. 어제 국회 입구에서 군인이 민간인에게 총을 겨누는 게 전 세계 송출되면서 여행 경고, 주의국가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한 사람 때문에 몇 명이 피해를 보는 건지.. 나 같아도 이런 나라에 투자를 하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질 거 같은데 경제도 힘들 거라는 전망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회가 바로 비상계엄 해제 가결하면서 그래도 시스템은 있는 국가라는 평가로 신용도 추락은 면했다는데 웃프다. 다른 사람들은 왜 비상계엄을 내렸을까 궁금해하는데 난 하나도 궁금하지 않다. 탄핵뿐만 아니라 내란죄로 감옥으로 보내야 정말 마무리가 되는 것이라 생각 든다. 그때까지는 한국사람들 전부 긴장하고 예의주시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참 2024년 너무 맵고 너무 길다는 생각이 드는 건 괜한 어측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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