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나를 칭찬한다면 나름 계획적으로 살았던 올 한 해가 너무 기특하다. 사실 농담 아닌 농담으로 나보고 척추뼈는 어디 두고 다니냐는 말을 늘 하곤 했던 엄마도 좀 쉬어가면서 일하라고 할 정도로 퇴근 후 동네 공원에서 한 시간 반가량 걷다가 와서는 바로 가방을 내려놓고 밥을 하고 밥을 한 다음 설거지를 하고 씻으러 종종 거리고 돌아다니는 나를 보며 기특하다. 평생 뭉그적 거리고 게으름 피우는 것을 스무 살 청춘 때 다 부린 걸까 싶은 생각마저 든다. 사실 아닐 수 있지만.. 작년 10월부터 이러다가 죽겠다 싶을 정도로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져서 나름 운동을 하고자 하는 노력을 많이 했었다. 집에서 10년째 방치되던 실내자전거를 타기도 했다. 비록 끼익 끼익 거리며 층간 소음이 발생되어 아랫집에서 민원이 들어와서 차마 버리지는 못하고 다시 방치되는 불운을 겪었지만.. 그래도 운동은 하자는 생각에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있는 헬스장을 신규 등록했으나 유튜브가 터지지 않는 바람에 운동하면서 음악을 듣지 못했다. 앞만 보고 걷는 게 너무 재미가 없어서 동네 공원을 걷기로 했으나 퇴근 후 집에 와서 밥을 먹고 걷다 보니 너무 시간이 오래 걸려서 아무것도 못하고 잠들어야 하는 일상이 너무 지겨워 이제는 퇴근 후 집까지 가는데 15분이면 되는 거리를 빙빙 둘러서 한 시간 반을 걷는 길을 찾아내었다.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서 나에게 가장 맞을 만한 운동법을 찾기도 하고, 내가 스트레스를 풀수 있는 방법을 여러 개 찾아낸 게 너무 기쁘다. 산책길에 위험하게 널려있는 쓰레기들을 주워서 버리거나 짱돌들은 주워서 소원 빌면서 돌탑을 쌓기도 하고, 읽은 책을 줄 그어서 필사하기도 한다. (필사하면서 아끼던 볼펜의 볼펜심이 망가져서 화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해외축구를 보면서 응언하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스트레스 유발 요인이 되기도 했지만... 가장 감사한건 올 한 해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고, 살아내는 나 자신이 너무 감사할 뿐이다. 아직도 100% 나를 잘 아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지 내 선택에 대해서 납득은 하고 있고 많이 웃고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닐까.. 무엇보다 예민해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바로 대상포진이나 예민했던 내 컨디션이 지금은 그런 증상 없이 둥글게 둥글게 다듬어지고 있다는 것이 기특하다. 그렇다고 마냥 참지만은 않고 웃으면서 할 말은 해서 뒤끝이 없어진 게 가장 기특하다. 물론 먼저 물어뜯진 않지만.. 한대 치면 참지 않는다 이 모드인 거지만..ㅎ마냥 꾹 참다가 갑자기 급발진하는 게 아니라 잔잔바리(?) 웃으면서 한대 훅훅 치는 스타일변화라고나 할까.. 장점이 너무 웃으면서 때렸는가 맞은 지 모르더라.. 단점이 상대가 맞은 지 모르니까 헛소리를 한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이지만.. 뭐 굳이 같이 추잡해질 필요는 없으니까 그때는 아닌 건 아니라고 딱 이야기해 준다. 나름 여유가 생겼다고 하면 너무 거만 떠는 것인가 움츠려 들지만 뭐 어때 그래도 곧 7년차니까.. 하고 박박 우겨본다. (아직은 쫄보라고 사장님이 놀리심..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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