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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s 24 - 25 일상

24.07.06. 두려워도 속도를 내야 하는 순간이 있다.

hello :-) 2024. 7. 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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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여 년 전 운전을 배울 때였다. 커브를 돌며 지나치게 조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갑작스럽게 속도를 늦추는 바람에 동승한 아버지는 물론 속도 변화를 예상하지 못해 뒤차도 위험해지는 상황이 발생하곤 했다.  길에서는 속도를 늦추기 보다 가속해야 차를 잘 제어할 수 있다고 아버지는 설명했지만, 초보 운전자인 나에게는 와닿지 않았다. 이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삶에서도 이런 일이 종종 벌어진다. 많은 사람이 불확실한 일에 직면했을때 속도를 늦춘다. 아니, 거의 기어간다. 이는 많은 경우에 역효과를 낼 뿐 아니라 실제로 위험하다. 창의성이 공황 상태에 빠지면 당신은 명확한 사고를 하지 못한다. 방어적으로 접근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당신이 답을 찾는 게 아니라 실수를 피하려 한다는 걸 뜻한다. 적극적으로 목표를 추구하지 않고 일을 망치는 상황만을 모면하려 애쓰는 셈이다. 새로운 변화의 조짐을 느껴진다면 무반응으로 얼어버릴 것이 아니라 커브 길에서처럼 가속페달을 밟아보자. 훌륭한 드라이버는 도로 위에서 적당히 악셀을 밟는다. 현재 너무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부분이 있는가? 어떻게 하면 가속할 수 있는가?

 사실 난 지금도 운전을 하지 않는다. 아직 운전의 필요성을 못 느끼기 때문이 가장 크다. 집과 직장이 걸어서는 13분 거리 뛰어서는 9분 거리에 있는 데다가 생활반경이 좁아 굳이 버스나 택시 등 필요 없이 그냥 두 다리가 튼튼하게 걷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서 더 그렇다. 행동반경이 넓거나 갑갑해한다면 모를까 아마도 당분간은 운전에 뜻이 없을 듯싶다. 내가 운전을 안 하게 된 이유가 정확히 두 가지 사건이 있었다. 

 하나는 내가 면허를 딴지 얼마 안되었을때 굳이 아버지가 운전연수를 해주겠다고 태풍 매미가 오기 직전에 나를 데리고 공터로 갔었다. 아버지가 살면서 나한테 한 실수이자 오판은 비바람이 몰아치고 흐릴 때 강 바로 옆에 있는 공원에 나를 데려간 거였고.. 두 번째는 몸치이고 겁이 많은 딸내미에게 운전을 하는데 윽박질러서 사람 눈 돌아가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것 아는가? 사람이 궁지에 몰리게 되면 다 죽어도 안 해 절대 안 해!!라고 선언해 버린다는 것을.. 정확히 기억하는데 후진 주차를 알려준다고 했는데 겁이 많아 주춤거리는데 겁먹을 거 없다고 백만 번 이야기하면 뭐 하나 비바람 몰아치고 번개 치고 난리인데 사람이라면 졸아야 정상인 날씨에 주춤거리니 '야이 멍청아.'라는 소리에 나도 열받아서 울면서 내려서는 다시는 운전하나 봐라 손을 뽑아버리겠다고 선언하는 바람에 현재까지도 운전면허증은 신분증으로 잘 쓰고 있다. 

 두번째에는 엄마가 일을 볼 때나 멀리 나갈 때 내가 조수석에 같이 동행해서 다니는 경우가 많았었다. 무리하게 진입하거나 가만히 있는데 갑자기 오토바이가 나타나서 우리 차를 들이박는 기괴한 사고들이 많아서 사고 현장을 많이 목격하곤 했었다. 그러다 보니 찰나의 순간의 모습을 내 두 눈으로 여러 번 목격하다 보니 일단 사고가 나면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경찰과 보험회사를 호출하는 등 사고의 뒷수습은 넋이 나간 엄마를 대신해서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운전할 엄두가 안 난다. 자율주행 차가 나오면 몰라도.. (실제 완전하진 않지만 있다고 하는데 지금은 내가 머니가 없네..) 

거의 이런 복장임.. 백팩 하나 메고 다니고..여름에는 상의가 검은색 반팔임

 이 질문에는 말 그대로 운전의 영역이 조심을 넘어서 아예 꺼리게 된 영역이 아닐까 싶다. 주로 입고 다니는 옷도 검정색이다보니 안전상을 이유로 해가 지면 돌아다니지 않는다. 사실 사고라는 게 나만 조심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다년간 엄마 옆에서 많이 봐와서 좀 무서운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익숙해지면 괜찮다고 하는데 아직까지는 뚜벅이의 일상보다 더 필요함을 내가 못 느껴서 최대한으로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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