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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s 24 일상

24.07.05. 당신의 나비를 잘 묻어줘라.

hello :-) 2024. 7. 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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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산책중에 나뭇잎 위에 가만히 앉아 있는 나비를 발견했다. 걸음을 멈추고 자세히 살펴보니 그 나비는 휘장도, 휴식도 하고 있지 않았다. 나는 나비를 잘 묻어 주기로 했다. 아름다운 나비를 햇볕에 썩어버리게 그대로 두면 안될거 같았다. 나비를 묻은 뒤 다시 걸으면서 나는 과거 꿈과 야망을 떠올렸다. 젊고 푸른 시절, 나는 꿈을 이루기 위해 많은 나릉 ㄹ보냈다. 내게는 더 없이 의미있고 아름다운 시도였다. 하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시간을 놓아줄 생각이 없던 나는 지나간 꿈과 야망을 고이 묻는 대신 사방이 트인 곳에서 썩게 내버려뒀다. 결과적으로 나는 제대로 꽃피우지 못한 젊은 날의 열망과 이별하는 데 수년을 보냈다. 이미 지나버린 꿈은 제대로 매장될 자격이 있다. 지난 시간을 마음에 남기고 그 꿈과 격식을 갖추어 이별하라. 제대로 이별하지 않으면 완전하게 극복할 수 없다. 

 좋은것, 아름다운 것도 반드시 끝난다. 이미 죽어버린 꿈에 성대한 장례를 치러줘라. 아직도 실현 되지 않은 과거의 꿈을 붙잡고 있는가? 이제 그 나비를 묻어줄 때다. 

어렸을때 막연한 꿈은 역사 선생님이 되는게 꿈이었다. 드라마 용의 눈물 덕분에 국사에 관심을 가지면서 줄줄이 드라마와 역사서를 비교하면서 열심히 공부하곤 했었다. 결과적으로는 수시를 붙어서 수능을 응시하진 않았지만 모의고사를 치는 내내 문과생인 나는 국사와 근현대사를 한국지리와 윤리와 사상과 함께 선택해서 시험치곤 했었다. 결과적으로는 먹고 사는게 쉽지 않을거 같아서와 다른 과목이 점수가 나오질 않아서 결국은 취미로 남게 되었다. 그때 공부했던 지식을 사극볼때 아직도 써먹곤 한다는건 쏠쏠하다. 

 가끔은 그래도 완전히 손놓지는 않고 관련 책이 나오거나 흥미있는 드라마나 소설이 나오면 그 시대를 다루는 역사서를 다시 찾아서 읽는다. 역사가 스포인 장르인지라 슬플까봐 죽기살기로 피해다니다가 뒤늦게 빠져서 허우적거리기도 하고, 분노의 스위치가 될걸 알기에 모른척 넘어가는 시대극도 종종 있다. 엄마랑 밥먹다가 우연히 보게 되면 내가 역사에 관심이 있었다는걸 알기에 물어보곤 한다. 저때가 언제냐고, 그럼 누가 누군데? 라고 물어본다. 나와 다르게 엄마는 한복을 입거나 시대가 조금이라도 지금보다 과거면 관심이 1도 없는 사람이라서 옆에서 보면 좀 흥미롭다. 차근 차근 설명해주고 알려주면 어떻게 아직도 잊지 않고 기억하는지 신기해 하면서 참 쉽게 설명한다고 한다. 글쎄.. 한때 사랑을 해서 역사 스폐셜도 찾아보고 100부작이 넘는 대하드라마를 본방사수를 했던게 아직 기억에 남아 있나보다 하고 머쓱해 한다. 

 지금은 예전만큼 역사서를 많이 찾아보진 않는다. 지금 내가 아무리 소현세자가 더 살았더라면, 정조대왕이 더 오래 살았더라면 하고 아쉬워 한다고 과거가 바뀌는게 아니다보니 더 안타깝고 마음이 안좋을 뿐.. 지워진거 같고 긴가민가 할때 찾아보게 된다. 최근에는 근현대사를 좀 더 많이 찾아보면서 혈압게이지가 더 쌓이지만.. 윗분들이 자꾸 조작을 하셔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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