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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s 24 - 25 일상

24.06.24. 리스크는 언제나 상대적이다.

by hello :-) 2024.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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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을 하면서 최근 어떤 리스트를 겪었고, 그에 대해 어떻게 느꼈는가?"

 이 질문은 협업에 관한 사실을 드러낸다. 각 사람은 위험에 관해 서로 다른 저항력을 지녔다. 당신이 위험하다고 느끼는 일을 다른 사람은 어느 정도 안전하거나 예측가능하다고 느낄 수 있으며 그 반대의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거미에게 일상적인 일이 파리에게는 일생일대의 위협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내가 느끼는 위기감을 다른 사람도 똑같이 느낀다고 생각한다. 그 생각은 틀렸다. 커리어 초반에는 자신의 잘못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몰라 업무상의 실수를 하찮게 느낄 수 있다. 이는 한편으로 자신감을 줄 수 있지만 그건 미성숙함에서 우러나오는 과신에 불과하다. 커리어 후반에 속한다면 이미 해결책을 잘 알고 있어 그다지 위험하게 느끼지 않을 수 있는 성숙한 자신감이다.

 커리어를 쌓아가는 중간 과정에서는 상황이 암울하다. 아마 우리 대부분이 이시기에 속할 것이다. 내가 느끼는 위험에 대해 주변 사람들과 터놓고 이야기하기를 권한다. 모든 사람이 상황을 똑같이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위험은 상대적이다. 당신이 느끼는 위험요소에 대해 다른 사람과 대화하라. 현재 하고 있는 일에서 위험에 대비해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가?

 요식업에 종사하다보면 다양한 인간군상을 본다. 그중에서 가장 많은 유형의 사람이자 나 역시 포함이 되는 유형.. 언제 음식이 나오는지 궁금한 사람ㅎㅎ 일단 주문이 들어오면 진지하게 내역서를 훑어보는 척하면서 10~15분 정도 걸린다고 안내를 한다. 10명 중에 2명을 제외하고는 예상시간보다 빨리 나온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그 2명은 빨리나 왔다고 뭐라고 했었음.. 재고를 처분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지금은 이해한다.)  주문한 손님이 "몇분이나 걸려요??"라고 물어보기 전에 "지금 주문하시면 10분에서 15분 정도 걸려요.."라고 먼저 이야기하면 손님들 반응이 당연하다는 듯이 있거나 바로 음식이 나와야 하는 배고픈 자들은 탈주해서 다른 매장을 간다. 이러는 이유는 절대 손님이 닦달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 대놓고 언제나 오냐 내 거 안 나오냐 하는 사람도 있지만 썩은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짝다리를 짚는 사람도 있는데 주방이 홀 입구를 전방으로 보다 보니 정면으로 손님과 눈이 마주친다. 그런 경우 내가 쫓기는 심정이 되어서 괜히 칼에 손을 베이거나, 계란 굽다가 손을 굽기도 하고.. 뜨거운 물에 손을 담그기도 하고.. 기름을 손등에 끼 얻기도... 여하튼.. 사람이 쫓기다 보면 버벅거리게 되고 크게 다치게 된다. 그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서 미리 고지한다. 

 혼자 근무하다보니 홀주문, 배달주문, 배민포장주문 등등 가끔 단체주문이라도 들어오면 정확하게는 몰라도 15분보다 더 걸리는 경우가 간혹 있다. 그럴 때에는 내가 미리 선수 쳐서 손님에게 "아고.. 오래 걸려서 죄송해요.. 주문이 밀려가지고.. 주문하신 거 나왔고 수저다 넣어드렸습니다. "라고 미리 사과해서 늦어서 불평불만하는 것을 듣기를 끊어낸다. 사람이라면 내가 발 동동 거리면서 전화받고 기사호출하고 손님 꺼 만드느라고 정신없는 게 보일터이니.. 가끔 그래도 짜증 내는 손님에게는 눈치껏 티는 안 나는데 음식 조금씩 더 넣어드렸다, 서비스드렸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나중에는 손님들도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주면서 괜찮다고 혼자 바빠서 어쩌냐고 사람 부르라고 했다가 나는 직원이에요.. 나니까 아... 하면서 같이 탄식해 주시면서 숙연한 분위기도 만들어진다..ㅎㅎ 어찌 보면 리스크일 수밖에 없다. 당장 음식이 안 나오고 좀 걸린다는데 좋다고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그럼에도 이후 빨리 안 나온다고 분노하거나 컴플레인이 들어오는 걸 막기에는 이 방법이 제일 낫더라..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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