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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s 24 - 25 일상

24.06.14. 진실은 절대 복잡하지 않다.

by hello :-) 2024.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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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에게 던질 수 있는 가장 큰 모욕은 그에게 순진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는 그가 상황을 제대로 이해할 만큼 충분히 성숙하거나 현명 하지 않고 또 세상을 모른다는 뜻이다. 우리는 순진해 보이지 않으려고 실제보다 상황을 복잡하게 부풀리길 좋아한다. 복잡한 대답은 우리를 세련되고 경험이 많은 것처럼 보이게 하기 때문. 간단하게 대답하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종종 간단한 대답이 진리인 경우가 있다. 어떻게 하면 지금 하는 일을 최대한 간단하게 만들 수 있을까?어떻게 하면 불필요하게 복잡한 부분을 걷어내고 단순하게 말할 수 있을까? 일에서 단순함을 추구하는 건 순진한게 아니다. 오히려 성숙한 행동이다. 당신의 문제를 가능한 한 간단하게 정리하자. 일을 지나치게 복잡하게 만드는 면이 있는가?

 일을 하다보면 특히 전화주문을 받는 경우 미사여구가 너무 많은 경우가 많다. 죄송하지만 지금 통화상태가 안 좋아서 말이 반만 들린다고 메뉴 뭐 주문하는 건지 다시 물어봐도 되겠느냐고 이야기의 핵심만 먼저 물어본다. 사실 5분 뒤에 도착예정인지 15분에 도착예정인지 나에게는 중요하지 않다. 일단 메뉴가 뭔지가 중요하고 대략 10~15분 정도 걸린다고 안내하기 위해서는 메뉴명칭과 개수가 가장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지만.. 단체주문 역시 언제 어디서 몇시쯤에 얼마나 필요한지가 중요한데 주문이 가능하냐 11시에서 12시 사이라고 이야기하면 너무 막막하다. 손님 그 60분이나 차이가 나는데요라고 말하고 싶은데 싹수없다고 할까 봐 목 너머로 이야기를 삼킨다. 다음에는 며칠날 몇 시쯤에 메뉴이름과 몇 개를 주문할지와 어디로 받을지와 받을 사람 연락처를 간단히 알려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정중하게 이야기를 한다. 

 사실 몇일날 몇 시쯤이 가장 중요하고 나머지는 영업시간 도중이면 결제만 해주면 배달은 어디든 보낼 수 있는걸요.. 간결하지만 명확하게 되면 되고 안되면 안 된다 혹은 시간을 앞당기거나 뒤로 조금 미루거나 조절이 가능하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도 간단히 말해서 내용이 파악되어야 가능한 부분이다. 사실 혼자서 홀과 배달과 전화주문을 모두 담당하다 보니 나에게는 일분일초가 너무 아깝고 시급하기 때문에 원래는 밥 한 끼 먹을 때 한 시간도 걸렸던 느긋한 성격이었는데 지금은 컵라면 물붓고도 휘휘 네 번 저어주고 대충 면을 풀어먹을 만큼(사실 면 먹다가 손님 오면 놔두고 가야 해 퍼져서 잘 안 먹음..) 성격이 급해졌다. 밥도 요즘은 너무 급하게 먹어서 오히려 꼭꼭 씹어먹기 운동 중이라는 사실.. 책을 요점 하며 파악하며 읽으며 사람의 말에서도 핵심을 파악하려고 하는 게 습관이 되어버린 듯하다. 혼자서 이리저리 움직여야 하다 보니 최대한 시간을 아끼게 된다. 음식이 나갈 때도 한꺼번에 우르르르 나가서 와르르르 홀손님과 배달기사님 호출하고, 전화주문도 표시해 놓고 한꺼번에 일을 치른다. 같은 일을 두 번 하는 건 싫으니깐...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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