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누구의 말을 듣는가? 우리는 매일 많은 사람으로부터 이야기를 듣지만, 사실 그들 중 상당수는 당신의 삶과 전혀 관계가 없다. 어느 때는 잔인한 말을 하거나 당신에게 회의적으로 이야기하는 선생님이나 코치들의 말을 듣기도 한다. 또는 당신의 진로 선택에 실망감을 드러낸 부모님의 말을 듣는다. 당신의 목표를 이루는데 아무 도움도 주지 않으면서 자기 이익을 위해 당신을 이용하기만 하는 관리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도 한다. 어느 순간 그들이 했던 말은 우리 마음속에 메아리처럼 계속 울린다.
당신의 주변에는 항상 당신이 하는 일에 관해 자기 생각을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당신은 누구의 말을 들을지 선택해야 한다. 정말로 당신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들, 당신에게 좋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라. 당신을 억누르려고 하는 이들의 말을 듣지마라. 당신에게 가장 좋은 것을 진심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여라. 당신이 잘할 수 없을 거라고 말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는가?
대학교 3학년일때 타 과인 이춘복 교수님이 나보고 그랬다. "너 같은 애는 조리학과로 밥 벌어먹고살 수 없다."라고.. 손도 느리고, 요령도 없고, 행동도 꿈 뜨다고.. 원래 소속과였던 과가 통폐합되면서 4학년때는 내가 소속과 유일하게 졸업하게 되면서 담당교수님이 되었지만 글쎄다. 당신이 담당했던 학생들 중에서 아직도 전공 살리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지 모르겠다. 조리과 특성상 조리고등학교 때부터 오래 접하면서 기술적으로 단련이 되어서 온 아이들과 대학교 1학년때 처음 이론으로 접하고, 2학년 때 이제야 서툴게 칼을 잡아본 내가 겪는 갭차이는 내가 느끼기에 엄청났다. 그때 당시 사귀었던 복학생 남자친구는 내가 힘들다고 질려버리라고 메가마트 400인분 직원 삼시세끼 급식보조 단기알바 3일에 일할 생각 없냐고 나에게 추천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난 거기서 눈물 흘리면서 양파 100여 개를 까고, 서툴지만 감자를 두 박스 까면서 재미를 느껴서는 지금도 전공을 살리고 있다. 물론 중간에 박봉에 탈주했다가 다시 돌아왔지만..(커피숍, 콜센터등)
박봉에 쉬는 날도 별로 없다고 한때 남동생이 나를 무시하기도 했었지만 어쩌면 평생까진 아니더라도 그래도 꾸역꾸역 울면서 전화받는것 보다는 웃으면서 재미를 느끼면서 근무를 하고 있다. 물론 처음에는 일 많다고 울긴 했지만..ㅎㅎ 박봉이면 쓸데없는데 돈을 안 쓰면 되는 거고.. 근무지가 식당이다 보니 아침도 주고, 점심도 주고, 믹스커피도 주고, 집이랑 걸어서 13분 뛰어서는 9분 거리다 보니 교통비도 안 들고, 모자와 유니폼 입고 일하니 옷차림과 화장에 신경 쓸 필요도 없고, 집에서 이상하게 머리를 잘라도 모자를 쓰면 되니까 티도 안 나고.. 착실하게 노후를 대비하고 있다. 연차도 없고 휴가도 쓸 수는 없지만 오후 3시 이후에는 오로지 나만의 시간이 있는 데다가 집을 너무 좋아해서 일단 젊어서는 바짝 벌어서 60세가 되면 전국을 여행하며 살 예정이다. 착실하게 운동하면 우리 엄마처럼 날아다닐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까지 운동하면서 책 보면서 몸도 머리도 건강하게 유지해야겠지만..ㅎ)
만약 그때 이춘복 교수님이 말했듯 나와 적성이 맞지 않는거 같다며 도망간 사무직이나 울면서 다니던 콜센터를 진짜 괜찮아지겠지 하며 억지로 다녔다면 지금처럼 나름 사람구실하면서 똘똘하게 나의 일상을 내가 책임지며 내 몫을 다하고 사는 기적(?)을 행할 수 있었을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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