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묘비에 어떤 말을 남기고 싶은가?"
몇 년 전 팀 워크숍에서 이 질문의 답을 찾는 시간을 가졌다. 다들 죽은 뒤 어떻게 기억되길 원하는지 생각하며 몇 마디 말을 떠올리느라 애썼다. 돌덩어리에 새겨진 단순한 문장이 과연 한 사람의 평생을 표현할 수 있을까?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이 질문이 마음에 안 든다. 한 인간의 영향력을 드러내는 방법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차가운 회강암 덩어리인 묘비는 당신이 한때 이곳에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는 명목하에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외진 곳에 세워질 것이다.
하지만 기억은 생명을 지닌다. 당신은 지금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고 그 일은 굉장한 영향력을 지닌다. 묘비에 들어갈 몇 마디 말을 걱정하기보다 다른 사람의 삶에 좋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현재의 영향력에 집중하는 편이 훨씬 낫다. 결국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을 돌덩어리에 새겨질 글자 따위는 잊어라. 앞으로 몇 세대에 걸쳐 울려 퍼질 살아있는 유산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라. 당신의 이름이 어떻게 기록될지 걱정하지 마라. 생생하게 당신을 기억할 사람들에게 헌신하라. 당신은 오늘 다른 사람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누구와 시간을 보내며 관계를 쌓아갈 것인가?
중년, 꼭 한번은 유언장을 써라-카주미 야마구치
1년 더 늙으면서 아직 중년은 아니다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그래도 요즘 나이 듦과 죽음에 대해서 관심이 생겨서 관련 책들을 읽고 있다. 특히 잘 죽어 가는 것에 관심이 많다. 의사들의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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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유언장을 써라는 책을 읽으면서 나의 묘비와 유언장에는 어떤 글귀를 남기길 원하는가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곤 했었다. 우스갯소리로 돈많고 정 많은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곤 했지만 진취적이고 돈에 구애받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나의 영향력을 다른 사람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여전하다. 항상 내가 베풀 수 있는 부분에서 나누면서 나도 얻는 부분이 분명 있으니까..
별거는 아니지만 퇴근후 운동을 하는 것도 지치거나 너무 일상이 반복적이라는 생각이 들 때에는 평소 다니지 않는 길로 산책을 하는 것도 좋다는 한 영상과 운동에 거부감이 있을 때 적어도 땀복을 입고 산책이라도 하면 기분전환이 된다고 추천한다는 운동선수의 영상을 보고서 우연히 땀복을 사기도 했었다. 그러면서 지금도 산책에 집착하는 광기의 직장인이 되었지만.. 너무 인생에 답이 없고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걸까 자괴감이 가득할 때에도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서 책을 읽으라는 동기부여 영상을 통해서 책을 읽기 시작했었다.

사실 나의 경우는 교류가 있는 친구는 없다. 서비스직종에 오래 근무하면서 특성상 평일에 쉬다보니 시간을 맞추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굳이 일부러 시간을 내어 사람과의 교류를 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가 아닐까 싶다. 평상시에도 사람에 시달리다 보니 되려 혼자 고요히 저속충전하는 게 나에게는 맞는 충전법이라는 것을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마치 평상시에 운전을 많이 하는 운수업종사자들이 휴일에 집에서 한 발자국도 안 나가듯이 말이다. 지금은 안다. 사람 한 명 한 명의 시선에 내가 신경 쓸게 아니라 내가 착실하게 나의 본업에 집중하다 보면 하나 둘 친해지는 사람들이 생긴다는 것을.. 오일장에 족발을 판매하는 이모네 가족이나 아들 둘을 키우는 운동 열심히 하는 아이 엄마, 옆건물에서 동물 친구들 케어하는 수의사선생님까지.. 계속 열심히 일하고 내가 가진 것들을 나누다 보면 언젠가는 둘도 없는 솔메이트도 만나지 않을까 싶다. 솔메이트가 아니어도 함께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해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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