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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더 늙으면서 아직 중년은 아니다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그래도 요즘 나이 듦과 죽음에 대해서 관심이 생겨서 관련 책들을 읽고 있다. 특히 잘 죽어 가는 것에 관심이 많다. 의사들의 에세이를 통해서 내 마지막에 대한 생각을 막연하게 하기도 하고, 최근 자살가족의 에세이나, 무연고자의 죽음에 대한 에세이를 읽으면서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 하는 걸까 라는 물음에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던 계기가 되었다.
- 유언장은 남아 있는 누군가에게 쓰는 것이긴 해도 그것을 쓰는 과정은 자기자신과 나누는 대화이다.
- 유언장을 쓰기 위해서는 자신의 현재 가지고 있는 것(경제적인 의미에서는 자산, 인적 네트워크) 을 다시금 확인하고 자기 자신의 가치관을 뒤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것은 바로 남은 인생을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생각하하는 작업과 정확히 일치했다.
- 내가 아는 한 지금까지 사람들은 죽음을 이야기 하면 재수 없다고 꺼리는 경향이 있었다. 누구에게나 반드시 찾아오는 임종조차도 만일의 때라는 모호한 표현으로 얼버무리는 자세에서도 그런 사실을 엿볼 수 있다. 이런 상황을 생각하면 자신의 사후를 열린 마음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는 역시 다른 문화이다.
- 인생의 마지막 날은 반드시 찾아온다. 그러므로 미리 준비해야 한다.
- 인생의 폐점 준비는 지금 시작해도 결코 이르지 않다. 그래서 폐점준비는 아직 기다릴 시간이 있을때 인생을 뒤돌아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에게 필요한 기록>>
1. 지금 네가 집착하는 것.(소중히 여기고 싶은 가치관이나 습관, 다른 사람과의 관계)
2. 지금까지 내가 해온 일, 앞으로 하고 싶은 일.
3. 지금 나의 수입과 지출.(예금, 적금과 같은 재산과 대출 등 부채)
4. 주요 쇼핑기록(내용이나 가격 등)
5. 유사시에 필요한 연락처(신용카드 등 분실했을때 연락할 곳)
6. 건강에 대한 기록
- 지금 내가 있는 위치를 확인하면서 최종적으로는 어디에 안착하고 싶은지 생각했던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이것이 내 유언장의 원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 유언장의 형태로 쓰기전에 다양한 측면에서 나에 관한 정보와 가치관을 정리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다.
- 유언장을 쓰면 좋은점은 자기 인생을 중간결산할 수 있다. 마음속으로 필요한 절차와 준비를 할 수 있다.
<<유언장의 기본적인 부분>>
1부 : 자신이 살아있을 동안에 사용할 정보
- 자신에게 중요한 사람 명단
- 재산목록
- 인생의 중장기 계획
- 목표나 좌우명
- 건강기록
- 자신만의 전화번호부
2부 : 자신이 죽은 뒤 실무상 필요한 정보
- 법적인 유언이 있다면 어디에 보관했나
- 죽음을 알리고 싶은 사람과 기관 연락처, 알리고 싶지 않은 사람 명단
- 사무절차가 필요한 일의 목록
- 시신기증과 장기기증을 할 경우 연락할 곳
- 장례식을 할 것인가? 할 경우에 어떻게 할 것인지.
- 사망광고를 낼 경우 그 매체와 내용.
3부 : 남은 사람에게 보내는 메시지
- 일반적인 메시지
- 상대를 정한 이별 메세지
- (있다면) 법적인 유언
- 다른 사람이 보는 게 싫어서라는 이유로 유언장을 글로 써두지 않으면 잊어버리거나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어쨌든 자신의 생각과 숫자는 착각하기 쉽다. 역시 자신을 위해서도 정확히 기록해 두는 것이 좋다.
<<주의 사항>>
1. 유언장은 정기적으로 들춰보고 내용을 갱신해야 의미가 있다.
2. 써놓은 내용을 들춰봐야 자신의 가치관을 확인할 수 있고, 인생을 살면서 언제 어디서나 적절한 판단과 행동을 취할 수 있다.
3. 유언장을 쓰는 일은 남은 인생을 다시 사는 일이다. 이것은 말하자면 '작은 새 출발'이다.
- 중년에 유언장을 쓴다는 것은 자기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봄과 동시에 지금까지 자신을 지지해 주었던 사람들과 환경의 존재를 다시금 깨닫는 일이다.
- 사실 유언장이라고 할만한 건 아니지만 나에 대한 기록을 작년부터 꾸준히 써왔었다. 성격은 다르지만.. 6개월에 한 번씩 내 자산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보험증서와 계약자와 보험수익자가 누구인지도.. 계좌 비밀번호와 찾는 법을 작성해 놓았다. 혹시 몰라 음성으로도 남겨놓았었다. 워낙이 흉흉한 사건사고들이 많다 보니까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서였다.
- 좀 특이하게도 엄마랑 이런 이야기를 자주 하는 편이다. 엄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사실 오는 데는 순서 있어도 가는 데는 순서가 없을 수 있다고...(둘 다 MBTI가 TJ가 들어가서 가능한 대화인지도 모르겠다..ㅎ) 현재 각자 어디에 투자하는지도 알고 있고, 나는 빚이 없지만 엄마의 빚은 어디에 얼마나 있고, 매달 상환되는 금액이 얼마인지, 보험회사는 어디인지도 알고 있다.
- 생각해 보니 엄마와 내가 이런 대화를 하게 된 건 어렸을 적 건강하던 할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엄마와 아빠가 할아버지 주변을 정리하면서 여러 일들을 겪어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물론 외할아버지도 엄마가 결혼하기 전에 갑자기 돌아가셨는데 그 영향이 컸던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 되었건 남아있는 사람일 확률이 내가 더 높기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서로 하는 편이어서 격 없이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내 노후에 대한 걱정에 대해서도 나도 이야기하는 것이다. 잘 늙어가고 싶다고 이야기하기도 하고..
- 나에게 투자와 돈에 대한 스승은 엄마다. 구체적으로 전문가는 아니었지만.. 내가 기억하는 엄마의 모습은 늘 부업을 하면서 한 푼 두 푼 모았던 기억이 있다. 나중에 내가 중학생 때에는 엄마가 펀드를 해서 굉장히 재미를 봤었다. 리스크 관리를 잘 못해서 아빠 사업자금으로 죄다 까먹은 게 아쉽지만.. 얼마 안 가서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일어나면서 펀드와 주식이 엉망진창이 되었을 때였다고 나중에 엄마가 이야기해 줬지만.. 누군가 계속 투자를 하고 수익을 얻고 있는 걸 직접 목격하다보니 투자에 대해서는 지금도 호의적이고 하고 있는걸 보면 가장 큰 공이 아닐까 싶다.
- 이 책의 최대 단점은 흐름을 깨는 오타가 너무 많다. 감수를 안 하는 건지.. 기본적인 오타체크도 안되어 있어서 읽으면서도 화가 많이 났었다. '워크시트 즿', '워크시트 짂', '쭥 자신에게', '워크시트 즹', '즺' 전자책으로 읽은거여서 오타신고를 하기는 했는데 가장 많이 거슬리고 거슬렸었다. 적어도 기본적인 부분에서 너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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