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이 최선의 전략인 경우가 있다. 시간이나 자원을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전에 일의 진행상황을 확인해야 할 때, 핵심 결정권자가 결단을 내리기 전일 때는 일단 기다려야 한다. 자칫 노고가 수포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한시라도 빨리 작업을 진행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를 한다. 하지만 이 때는 기다림이 미덕이며 현명한 일이다.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런데 가끔 우리는 인내심과 수동성을 혼동한다. '현명하게' 처신한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실행력 부족에 대해 변명한다. 하지만 단순히 책임을 회피하고 있을 때가 많다.
인내심은 계획을 갖고 있으며, 언제 실행할지 알고 있는 상태다. 수동성은 일이 잘 풀리기를 막연히 기다리는 것이다. 인내심은 앞쪽으로, 수동성은 뒤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인내심은 필요에 따라 전략적으로 발휘된다. 수동성은 마음가짐이자 생활습관이다. 수동성은 손 놓고 일이 벌어지도록 내버려 둔다.
인내심과 수동성의 차이점이 보이는가? 인내심은 행동 쪽으로 기울어있는 반면, 수동성은 일에서 해방되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는 아이디어에 착수하거나 팀의 합이 맞을 때까지 종종 인내심을 발휘해야 한다. 그러나 기회의 순간 바로 행동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인내심과 수동성은 다른 미래를 만든다. 적절한 시기를 기다리고 있는가, 일이 어떻게든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고 있는가?
인내심과 수동성을 잘못 생각하고 행동했었다. 사실 책을 통해서 수입에서 최소한의 금액을 소비하면서(원단위로 저축을 하고 있음에도) 50만원을 저축하고, 50만원은 엄마 집 대출 원금과 이자 내는데 지원해 주면서 자꾸 마음이 조급해졌었다. 그래서 마른행주인 통장을 쥐어짜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변동성 있는 주식을 보면서 조급해하기도 하고, 지금이 바닥인 거 같은데 왜 머니가 없냐며 내년 2월에 만기 되는 적금을 보면서 2 월아 어서 오라고 고사를 지내고 있었다. 그러면서 방관한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마른행주를 쥐어짠다고 당장에 필요한 소비(병원 가기라던가, 행복을 위한 소비라던가)를 외면했었다.
지금은 안다. 수동성으로 삶을 사는게 아니라 지금은 인내심이 필요한 시기라는 걸..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나는.. 방관하는 게 아니라.. 사실 적금을 2년째 넣고 있는데 2년 전에 가입할 때는 이자가 높아서 은행 가서 가입을 했었다. 지금 가입해도 그 금리인 건 함정... ㅡ.,ㅡ;; 내 인생에서 두 번 다시는 금리 때문에 은행 오픈전부터 줄 서 있을 일은 없을 거 같다. (사실 난 적금이나 예금으로 돈을 굴리기보다는 목돈 모으기 용이고, 대체로는 주식이나 IRP, ISA로 굴린다. 은행직원보다 더 잘 아는 건 비밀..-우리 동네 국민은행 직원이 인정하였음..ㅎㅎ)
24개월 중 두 달은 납입을 하지 않았다. 못 기다리고 주식을 매수하느라고.. 쿨럭.. 그때 그냥 적금을 넣었어야... 뭐 이러면서 배우는 거지... 인내심이라는 것을..
사실 지금도 이런 삶을 살고 있는 나 자신이 기특하다. 원래라는건 없지만 책을 보고 나름의 금전관리를 하기 전에는 월급이 들어오면 여기저기 소비하느라 며칠 안되어서 통장이 텅장이 되는 순간이었다. 오죽하면 엄마가 저거(여기서 저거는 나임..ㅎㅎ) 저래가지고 나이 들어서 박스 찾으러 다니는 거 아니냐고 걱정을 했었다. 요즘은 원단위까지 꼼꼼히 고정지출과 적금까지 바로바로 자동이체 해놓고 소비한다. 워낙이 소비가 없어서 가계부 작성은 하지 않지만.. 한 달에 두 번 정도 어디에 얼마나 돈이 나가는지 복기하는 정도로 나의 얇디얇은 인내심을 다시 눈으로 확인하려고 한다.
내가 느끼기에 책을 읽고 나의 자금관리를 하기 전에는 수동성의 끝판왕이었다. 나의 돈이지만 주체가 내가 아니었던.. 인기다리는 과정인 지금은 나의 돈이고 내 삶이고, 상상력이 부족해서 내년 이맘때, 5년후 이맘때, 10년 후가 떠오르지 않아서 스트레스를 받곤 하지만.. 어쨌든 지금은 주체가 내가 주인공인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개미 콧구멍 만하지만.. 언젠가는 굴리다 보면 개미만 해지지 않을까.. 일희일비하지 않고 책을 보고 꾸준한 수련을 해야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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