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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s 22 - 23 일상

23.10.24. 아마 이걸로 동네 잔치하면 욕먹는다(feat. 이것저것장아찌)

hello :-) 2023. 10. 2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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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나에게는 엄청난 단점이자 장점이 있는데 바로 손이 크다는 것... 뭐 늘 있는 일이어서 항상 조심을 하는데 그렇다 조심만 한다는 게 문제.... 심지어 문제인 것도 알고 있음...ㅋㅋㅋ 

 

 오늘 아침 신박하다고 칭찬 받은 나의 신박한 비밀병기.. 사실 오른손잡이인데 이상하게 늘 근무하는 매장에서 오른손 고무장갑이 늘 구멍이 나서 항상 왼쪽 고무장갑만 늘어난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왼쪽 고무장갑을 뒤집어서 오른손에 착용하여 나름 왼쪽 오른쪽 개수를 맞추는 보이는데 보이지 않는 노력을 한다. 이런 노력을 집에서도 해야 하는데..... 

 사실 반찬하기 귀찮아서 한가득하기는 하는데.. 이번에 한 반찬은 장아찌다. 여러개 여러 번 만들기 귀찮아서 먹을 수 있는 야채는 다 넣은 거 같다. 근데.. 나 오이도 넣었구나..;; 사진 보고 알았네..ㅋㅋㅋㅋ 넣기로는 양파 주먹만 한 거 8개 3천 원과 마늘종과 식초 1병, 꽈리고추, 대파, 무, 오이는 모두 1만 2천 원에 샀다. (무는 반만 넣었다.)

 양이 너무 많은거 같아서 분배를 해서 넣었는데 한가득 두통이 나왔다. 아... 근데 통이 항아리가 다인데...=.,=;;; 

얘는 사실 항아리안에 있던 무양파 장아찌 속 간장인데 너무 시커매서 물 타고 식초 2병을 넣었다. 이사 와서 얼마 안돼서 끓였는데 너무 시커멓게 되어서 물 붓고 끓였었는데 아무래도 양이 적어 보여서 창고를 뒤져서 곰국용 냄비를 하나 꺼내온다. 사실 이러면서 양이 더 많아지는 거 같은 건 기분 탓인가 싶기도 하다.. 팔팔 끓여내니까 묵은 간장 냄새에 상콤한 식초냄새가 진동을 한다. 

 한번 간장을 제조해서 거의 3년있다가 다시 물 붓고 식초 넣어서 끓였는데도 색상이 진한 거 같아서 3년 만에 또다시 제조했다. (실제 장아찌 간장으로 만든 지는 6년 된 거임) 식초와 간장으로 너무 맛이 극강으로 나뉘는 거 같아 순화하는 용도로 물도 넣고 설탕도 조금 넣었더니 짠맛과 군냄새라고 해야 하나 묵은 냄새가 조금은 희석되는 거 같다. 

 멀리서 보니까 사약을 달이는거 같기도 하다..;;; 물을 붓고 식초를 부어도 색상이 연해지는 것 같지 않아서 실패한 건가 좌절했었는데... 

 잘라넣은 야채들을 모조리 넣었더니 생각보다 장아찌 간장의 색상이 연한 거 같아서 안심이 된다. 근데 양이 어마어마해지는 부작용이... 아니 원래 양은 많았나 싶다..;;ㅎ 이 손이 큰 건 주체가 안되나 봐..ㅠ 당분간 족발 먹을 때도, 고기 구워 먹을 때도 만둣국 해먹을 때도 라면 먹을 때도 장아찌를 먹어야 할거 같다. 

 동네 오일장에서는 요 만큼이 3천 원이었는데... 재료비 1만 2천 원으로 수십 그릇을 만든 거 같다. 

 퇴근후에 만드는 거라 별도로 물기를 제거하거나 간장을 식히는 수고스러움은 그냥 패스했다. 간장과 식초, 물을 1:1:1 비율로 넣고 설탕은 간 보면서 넣어서 팔팔 끓이고 식히지 않고 바로 부었다. 내일 국물만 따라내고 끓여서 다시 부을 생각이다. 오래 보존용으로... 

 아무래도 요식업에 오래 종사하다보니 대량으로 뭔가 하는 건 잘하는데 소량으로 뭔가 시도를 하면 늘 양이 오버 되는 거 같다. 분명 재료를 손질할 때는 이거 조금 저거 조금 넣었는데... 농담으로 엄마가 그래도 몇 년은 먹겠다고 했는데.. 몇 년은 오버하는 거 같고 적어도 6개월은 먹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동네 잔치하면 두 달 안에 끝날 거 같긴 하다. 물론 장아찌로 동네잔치하면 욕 바가지로 먹겠지만..ㅎㅎㅎ

 처음에 바로 붓고 완성하자마자 엄마가 배고프다고 해서 수입산 소고기 구우면서 뜨거운 장아찌를 가득 두그릇 담아서 먹었다. 엄마가 굉장히 싱겁게 먹는 스타일이라서 입맛에 맞다고 하는데 내 입맛에는 간장맛이 전혀 안 느껴져서 너무 식초맛이 나는 게 아닐까 싶었다. 그래도 식으면 괜찮을까 생각했는데.. 다행히 식고 나서도 완전히 싱겁진 않다고 한다. 

 꽈리고추가 생각보다 많이 안매워서 청양고추를 첨가해야 하나 고민했었는데 식고 나서 매운 향이 서서히 올라온다고 한다. 의외로 대파가 아삭하니 맛있다고 한다. 마늘종은 중국산이라서 그런가 조금 질기다고 하는데 씹히긴 하다. 오이는 아직 발견이 안되어서 아무도 안 먹어서 맛은 모르겠다. 

 사실 대파 장아찌를 검색했을때에는 끓이지 않고 양념장을 비율대로 만들어서 넣는 레시피가 많았다. 나는 끓인 상태로 부으니까 시간이 지나서 꽈리고추와 함께 살짝 노랗게 변했는데 맛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대신 대파의 매운 냄새가 좀 날아간 거 같다. 끓이지 않고 대파 장아찌를 만드는 이유는 아무래도 색이 누렇게 변하는 단점 때문인 거 같기도 하다. 끓여서 붓는 건 오이의 아삭한 식감 때문에 바로 부었는데. 결정적으로 식히고 부으려면 저 양이면 하루 꼬박 퍼질러 놔야 하는데 그건 못 견뎌서 그냥 부어버렸다. 언젠가 다 먹고 나면 끓이지 말고 한번 만들어볼까 싶다.(아마 그때도 한가득일 듯..) 다음에 커다란 김치통을 사던가 냄비 안에 장아찌를 빨리 먹거나 해야 할 거 같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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