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점이 되면 한때 어렵게 느껴졌던 작업이 꽤 수월해지고, 몇 년 전만 해도 밤을 새워야 했던 프로젝트를 한결 능숙하게 처리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한다. 작업과정 전반을 통제하고 있고, 자기 분야에 굉장히 숙달되었다고 느낀다. 멋지지 않은가?
하지만 이때 정체기에 빠질 잠재적인 위험이 있다. 최고의 창작품 중 일부는 자기 분야에 완전히 숙달한 사람이 아니라 자기 능력의 한계치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움직이며, 기술적인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창의적인 결과를 측정하지 말고, 창의적인 성장을 측정하라. 당신은 능력의 한계치를 뛰어 넘으려고 노력하고 있는가?
이왕이면 근무할때 완벽하게 모든 걸 마무리 한상태에서 매장을 열려고 노력한다. 모든 준비가 철저히 준비되고, 재료들이 납품되면 이왕이면 필요할 때 손을 뻗으면 가능한 한 원하는 자리에 신선한 재료가 빈틈없이 들어서 있기를 바란다. 아무리 바빠도 고기도 볶고, 치커리도 손질하고, 물류도 정리를 다 해놓고 밥도 위아래 꽉꽉 채워놓고 양파도 까져 있는.. 이왕이면 사건 사고 없이 무탈하게 나도 감정소비 없이 어떠한 막무가내의 요구사항 없이 하루하루가 마무리되길 바란다.
사실 어찌보면 매일 같은 위치에 같은 재료들을 놓는 거라서 같아 보이지만 나름대로 다른 방식을 시도해 본다. 물론 티는 안 나지만.. 가로로 가지런히 썰던 치커리를 대각선으로 썬다던가 하는 기괴한 방식인데.. 과정이 그래서 그렇지 결과물에서는 0.000001도 티가 안 나는...ㅎㅎ 나름의 여러 시도를 하는데 결과물이 같아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 나름 혼자서 저번에는 30분이 걸렸는데 이번에는 20분 만에 치커리 반박스를 씻고 털고 써는 데까지 열과 성의를 다 해야지 하는 나와의 싸움을 건다. 물론 그 싸움에서 10번 중에 8번을 패하고 1번은 비기고 1번은 모르겠는 그런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지만.. 사실 같은 일을 반복하는거 같지만 마음가짐이 달라서 그런지 매일매일이 짜릿하고 새롭다. 뭐 오는 사람이 색다르기도 하고..
사실 난 내가 반복하는 일이나 삶을 싫어하는 성향인 줄 알았는데.. 최근 들어서 느낀 게 그렇게 싫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과거의 내가 비웃을 거라는 걸 알지만.. 의외로 쳇바퀴 같은 일상을 나름 즐긴다. 매일매일 짜릿하고 새롭다. 오늘은 어떤 이상한 일이 일어날지 신나고 새롭다고나 할까... (오늘은 쌀포태가 터져서 수습하느라고 진땀 뺐고.. 그저께는 저세상 갔지만 대빵 큰 바선생 처치하느라고 식겁했었다... ;ㅁ;-사실 그만 짜릿하고 싶어... )
'hello's 22 - 23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3.08.14. 당신의 기본 설정을 되짚어보라. (36) | 2023.08.14 |
---|---|
23.08.13. 용기있는 자만이 시대를 바꾼다. (29) | 2023.08.13 |
23.08.11. 나만 아니면 된다는 이기심(feat. 인류애 상실) (44) | 2023.08.11 |
23.08.10. 미루기가 항상 나쁜건 아니다. (50) | 2023.08.10 |
23.08.09. 과거의 실패를 제대로 분석하라. (32) | 2023.08.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