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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s 22 - 23 일상

23.04.20. 빈티 혹은 빈티지

hello :-) 2023. 4. 2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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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우리 집은 빈티 혹은 빈티지의 그 경계 어딘가의 물건들이 많다. 

그렇다고 딱히 가격이 나갈만한 물건이 없다는 게 반전이라면 반전. 최근에 내방 면적대비 넘쳐나는 (남의) 옷을 정리하면서 차마 정리 못한 내 옷이 있는데. 농담으로 애착 외투라고 부른다. 

 옷을 산거는 정확하게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어디서 샀는지 명확하지는 않는데 아마 교복을 입기 전에 샀던 거 같기도 하다.. 흠.. 브랜드에서 나온 옷은 아니고 무엇보다 내 돈 주고 산 옷이 아니어서 더 기억이 안 나는 거 같기도 하다. 내 취향이 아니어서 잘 안 입고 다니다가 중학생 때쯤 날은 추운데 입을 만한 외투가 없어서(현재도 없음) 입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기장이 엉덩이를 가려주지 못하는 기장 때문에 선뜻 입지 않았는데 의외로 팔뚝을 감싸는 그 재질이 너무 좋았다. 

 지금도 옷을 사러 잘 안가는 편인데 없으니까 바지 검은색 사는 김에 같은 거 두 장 사는 편이다. 마르고 닳도록 입다가 구멍 나면 하나 버리고 비슷한 거 혹은 남동생이 안 입는 옷을 입는 편이다. 신체 구조가 좀 특이해서 팔다리가 좀 긴 편인데 특히 바지의 경우는 여자옷을 사면 거의 못 입는다고 봐야 한다. 발목이 드러나서.. 현재 입고 다니는 옷들 모두 남자옷을 파는 곳에서 라지 사이즈를 사서 입는다. (대체로 고무줄이 있는 스타일을 입다 보니 길이만 맞으면 가능함.) 

 저 옷도 잘 안입고 다니다가 팔길이가 맞아서 입고 다닌다. 

 최근에는 날씨가 춥다가 패딩에서 후드집업으로 바로 넘어가는 바람에 요즘은 남동생이 입다가 잊힌 바람막이를 득템 해서 입었는데 옷에 곰팡이가 펴서 닦아서 입고 있다. 사실 남동생이 입는 취향이 나랑 비슷한 게 심플 그 자체라서.. 그리고 이 녀석이 비싼 옷을 잘 사 입는다. 농담으로 언젠가 돈 많이 벌고 많이 모으면 나이키 트레이닝복을 잠옷으로 삼고 자고 싶다고 했더니 엄마가 그거 얼마 한다고 하면서 비웃었다. 그러면서 니돈 가지고 사 입으라고 그거 얼마 안 한다고.. 아냐.. 엄마 그거 얼마 해.. 엄마아들이 턱턱 사는 거야... ㅎ 

내 옷장 아님.

 사람의 취향이 참 특이한거 같다. 옷을 샀을 당시에 그리고 수년간 이 옷도 있구나 해놓고는 시간이 한참이나 지나고 나서야 손이 가고 자주 입게 되는 게 신기하다. 요즘은 오히려 옷을 사야겠다고 마음을 먹고는 다른 것을 샀다. (책이라던가 만화책이라던가... 엄마가 알면 또 뭐라 할 듯..) 20대 초반만 해도 저렴한 옷을 철마다 사서 얼마 못 입고 버리고 했었는데 지금은 사러 가기도 귀찮고 인터넷으로 구매하기 위해서 둘러보는 것도 귀찮아하는 그런 어른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결국 지금 외투는 딱 4벌인데 모두 검정색이다. 검은색 롱패딩과 검은색 기모 후드티, 곰팡이가 폈지만 수습한 검정 바람막이, 그리고 저 옷.. 성향이 이렇게 변하다 보니 모든 옷이 구매한 지 짧게는 6년 길게는 10년 전에 구매한 옷들인데 빈티지스럽고 좋은 거 같다. 나름의 애착외투들.. 아직 못 만난 애착 바지가 시급하긴 한데.. 한때 조커바지에 꽂혀서는 냉장고 바지라고 모두 조커바지 스타일이었는데 이제는 알자바지나 와이드 바지가 시급한데 찾아보기가 귀찮다..ㅎ 이런이런.. 얼른 나만의 빈티지한 바지를 만나기 위해서는 선택적 부지런함을 얼른 불러와야 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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