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르신들 말에는 참을 인(忍) 세번이면 살인을 면한다는 말을 종종 듣곤 했다. 하지만 요즘은 참을 인 세번이면 저놈 호구다 라고 생각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여러번 했었다. 세번까지는 모르겠고 한번은 참아야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오늘은 불현듯 해봤다.
최근에 많은 컨플레인들이 있어서 되도록이면 말투나 뉘앙스에도 신경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 문제 건은 결국 환불해주고 본사 슈퍼바이저에게 증거자료를 넘기고 피드백 받기로 마무리가 되었다고 한다. 초반에 내가 연락처 받아놔서 다행이었던거 같다고 사장님이 이야기 해주셔서 마음이 편해졌다. 휴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심시간이 지나서 전화가 와서는 컨플레인 건다고 해서 눼?? 했다. 흔들리는 동공은 나의 동공이 아니었던거야~~~
음식에 대한 컨플레인은 아니고 기사님에 대한 컨플레인이라고 해서 일단 무슨내용인가 싶어서 물어봤다.
손님입장에서 아기가 자고 있으니 벨도 하지말고 전화도 하지말고 집앞에 놔달라고 요청을 한 건이라서 신신당부를 했던 건이라서 혹시 벨을 눌러서 아이를 깨운건가 했는데
사실 손님 요청사항에서 모순이 하나 있었다. 아파트인데 공동 현관에 문이 열려있었어야 한데 아마 공동현관에 문이 잠겨 있었나보다. 가끔 이런경우 요청사항에 공동현관비밀번호를 기재를 하거나 출발전에 전화달라는 요청이 있는데 없었던게 기억났다.
배달기사님이 전화를 세통이나 했는데 자기가 못받았다. 문자를 받았는데 반말로 와서 기분이 나쁘단다. 일단 기분이 나쁘다고 하니 죄송하다. 배달기사님께 전달해드리겠다고 하고 조용히 종료를 했는데 설거지 하다보니 문자내용이 갑자기 궁금했었다.
다시 전화를 걸어서 피드백 하려고 하는데 문자내용이 어떻게 되느냐고 손님에게 물어봤다. 손님이 잠깐 기다려 달라더니 문자를 찾아서 읽어주겠다고하는데 내용이 [음식을 시켰으면 전화를 받으시던가, 공동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주시던가... 예의가 없네. 예의가! 배달 완료 끝] 이었다.
뭐 손님 입장에서는 뒷부분 내용이 심히 기분이 나빴을거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오히려 배달 기사님의 입장도 이해가 되었다. 건수마다 돈을 버는 기사님의 입장에서는 연락도 안되니까 화가 났던게 이해는 가는데 그래도 뒷말은 붙이지 않았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바람이 생각났다. 손님은 굳이 기사님에게 사과를 받아야겠다고 하셔서 일단 사장님께 전달을 했다. 사장님도 나와 생각이 비슷했다. 손님이 전화 안받아서 화난거 같고 공감도 가고 이해도 간다고 하는데 그래도 뒷 문자는 기분나빴을법하지 않느냐는 내 이야기에 그럴수도 있겠다고 합의를 보았다.
결국 사장님도 배달 업체 사장님께 전달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업체 사장님이 조지(?)겠다고 하셔서 사장님이 극구 말렸고 다만 이해는 가니까 블랙리스트에 올리지는 말아달라고.. -예전에 기사님 잘못으로 메뉴를 엎어서 항의 했더니 조지(?)겠다며 우리매장몰래 우리매장 배달기사 블랙리스트 올려버려서 기사님이 사과하러 오시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그냥 조심만 하고 사과 전화만 요청하셨다. 기사님 입장 충분히 이해한다고 마무리 되었다.
서비스직종에 근무하면서 늘 느끼는건데 참.. 남의 돈 벌기 참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나도 지금은 나아졌지만 예전에 순간의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해서 잘 마무리 될 수 있었던 문제가 더 크게 번져서 일이 커졌던 경우가 생각나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한창 바쁠때인데 사과를 요청한다고 해서 나도 모르게 영혼없이 사과했었나보다. 결국 그때 윗사람을 찾아서 사장님께 이실직고하고 사과전화를 또 했어야 했었는데 그때 생각이 났다. 나도 참 그때 기분이 거지같았는데.. 이번에 이 기사님은 마음을 많이 다치지 않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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