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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s 22 - 23 일상

23.03.15. 닳고 닳은 유니폼

by hello :-) 2023.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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닳고 닳은 유니폼을 드디어 버릴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직장인이 되고서 사진관과 콜센터 근무를 빼고는 모두 유니폼을 착용했었는데 난 너무너무 좋았고 좋다.

옷을 안사도 되기 때문..

 

 

학생 때 교복 입는 것도 좋아했었다. 옷을 입거나 꾸미는 거에 좀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엄마도 꾸미는 걸 안 좋아했고 나 역시 옷에 관심이 없었고 없고 없을 예정이다. 그러다 보니 되려 유행에 시큰둥해서 외사촌 오빠가 입었던 옷들을 물려 입다 보니까 보이시하고 좀 애매하게 입고 다녔었다.

 

그러고 나서 직장인이 되고 나서는 유니폼을 직장에서 받으면 출퇴근할 때도 입고 다녔었다. 나중에 알았는데 유니폼 입고 돌아다니길래 당연히 사장님인 줄 알았다고... 그냥 사장님보다 더 가까이 사는 직원이라고 하니까 다들 놀랬다. 갈아입을 옷 들고 다니고 갈아입고 하는 거 너무 번거롭지 않을까요??라고 했더니 그래도 앞치마까지 다하고 돌아다니지는 않죠..라고 해서 그렇구나 했다. 그 뒤에는 앞치마는 벗고 다닌다.

 

© azzikukuh, 출처 Unsplash

 

사실 주방에서 근무하는 직업이다보니 기름때가 보통이 아니다.

그냥 빨래 빨듯이 빨면 기름쩐내가 진동을 하고 기름때가 벗겨지지 않아서 삶는 빨래를 한다. 다행히 유니폼과 앞치마와 일할 때 입는 옷이 모두 어두운 색상이라서 다 같이 몰아서 드럼세탁기로 삶는데 사실 그래도 기름 쩐내가 모두 해결되는 건 아니다. 그래도 널어놓으면 냄새도 기름얼룩도 해결되어서 차선책으로 그러고 있었다.

 

이번에 낡은 유니폼은 면이어서 더 빨리 헤졌다. 최근에 선반 위 물건을 정리하다가 몸통과 소매를 연결 짓는 부분에 해방감을 느껴서 진땀을 흘렸다. 다행히 안에 어두운 색상의 내복을 입고 있어서 천만다행이었다. 살색이나 빨간 내복을 입었더라면.. 아찔하구먼..

 

이번에 낡은 유니폼을 정리하면서 안입게 된 유니폼을 모두 폐기처분해야겠다.

근무하면서 헤져서 버리게 된 옷이 여러 벌인데 옷을 버리기가 조금 꺼려졌었다. 옷을 안 사다 보니까 버리면 입을 옷이 없다는 핑계로 수선해서 입곤 했었는데 이젠 과감히 버릴 건 버려야겠다.

 

중학생때 샀던 옷

 그래도 왜인지 외투들은 선뜻 버리지 못하겠다. 작긴 한데 아직 팔이 들어가고 걸칠수는 있어서.. 

농담으로 내방은 빈티지의 세계라고 부른다. 일단 내가 쓰는 책상부터.. 남동생이 초등학생 입학할 때 썼던 거.. 엄마가 처녀 때 입었던 후드티까지.. 다행인 건 물건을 버리지는 못하는데 들이지도 않아서 그나마 유지가 되는 거 같다. 아무리 유행이 돌고 돈다고 하지만.. 엄마의 싱글시절에 입었던 옷들은 다 내다 버려야겠다. 낡은(찢어진) 나의 유니폼과 함께..

버릴건 버리겠다는 못지킬 약속을 오늘도 한번 해본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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