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직장인의 출근 의지가 가장 힘들 때는 아마도 월요일이 아닐까 싶다.
어느 뉴스를 보니까 주말에 근무하면 월요병이 없다고 하는데.. 토 일 모두 근무해봐서 아는데 그거 아무런 소용이 없다. 왜냐면 주말에 근무 안 하는 사람들이랑 대화하면서 상대의 짜증과 핀잔을 같이 듣기 때문이다.
오늘은 유독 조금 힘들었는데.. 아침에 이상한 꿈을 꿨기 때문이다. 원래 꿈을 잘 꾸지 않는데 늦게 잠들어서 일찍 일어나다 보니 꿈꿀 틈 없이 잠들었다가 일어나서 인듯하다.
처음에는 똑같이 일어나서 씻고 옷 갈아입고 짐 다 챙기고 현관문까지 열었는데 엘리베이터가 작동이 안되는 거였다. (여기부터 꿈인 걸 느낌)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계단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복도 계단에 물이 점점 차더니 아래층이 완전히 침수되어 있었다.
그때부터 속으로 '나 출근해야 하는데.. 출근해야 하는데.. 출근해야 하는데...' 이 말을 서른 번 넘게는 한거 같다. 그러더니 갑자기 꿈에서 위층으로 향하는데 갑자기 누가 자기 집으로 들어오라 해서 들어갔었다. 태연하게 꿈에서 본인은 귀신인데 구조대가 온다고 했다고 잠시 기다리라고 했었다. 뭐 이런 꿈이 다 있냐고 우리 집 가겠다고 발버둥 치는데 갑자기 다른 방에서 구조대 두 명이 왔더니 장비를 가지고 와야 한다고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갑자기 책 한 권을 주더니 낭독하면서 기다리자고 한다.
무슨 배짱인지 출근해야 한다고 비켜라고 하고 책을 낭독하는데 그 와중에 사장님한테 전화해야 한다고 발버둥 치다가 결국은 출근시간이 지나서는 욕 한 바가지 하면서 씩씩대는데 엄마가 너 뭐 하냐고 툭 쳐서 나도 모르게 출근해야 한다고 했더니 엄마는 어리둥절..
알고 보니 엄마는 아침에 건강음료 갈아먹으려고 주방 가다가 하도 뭐라 뭐라 대화소리가 나길래 누구랑 통화하나 해서 봤더니 눈 감고 뭐라 뭐라 이야기해서 놀라서 깨웠다고 한다.. 살면서 이렇게 꿈이 선명하게 기억난 적이 처음이라서 주저리주저리 설명했더니 엄마 왈 그거 개꿈 같으니까 일어나서 씻으라고 이야기했다.
원래 잘 때 꾸는 꿈은 무의식을 반영한다는데.. 나 출근에 그렇게 진심이었던가 해서 어이도 없고 웃기기도 하고.. 유독 월요일하고 금요일에 조금 예민해지는 거 같다. 월요일은 손님들이 주말 쉬고 월요일에 가장 컴플레인이 많을 때라서 그렇고.. 금요일은 원래 내가 목요일 쉬고 나니까 나한테는 금요일이 월요일처럼 예민해지는 거였다.
꿈에서도 출근하려는 의지로 귀신과 싸우는 K 직장인이라니.. 곰곰이 생각해 보니 참 어이가 없기도 하다.. 꿈해몽을 뭐라고 검색해야 하나...;;;ㅎ
'hello's 22 - 23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3.03.16. 가슴시린 한정판 (54) | 2023.03.16 |
---|---|
23.03.15. 닳고 닳은 유니폼 (68) | 2023.03.15 |
23.03.13. 화려한 외출-5(feat.당떨어지네) (64) | 2023.03.13 |
23.03.12. 화려한 외출-4(feat.불타오르네) (58) | 2023.03.12 |
23.03.11. 화려한 외출-3(feat.아침겸 점심식사) (50) | 2023.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