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외출의 주 목적이었던 증권사에서 한시간이상을 있다보니 허기가 졌다.
원래 아침에 사과한개랑 믹스 커피 두개를 타서 마시면서 당충전을 하는데 물도 한입 안먹고 나와서는 따뜻한 날씨에 패딩입고서 땀을 줄줄 흘리고 있었으니 뭐라도 입에 넣고 싶었다.
사실 증권사 근처에 오면 늘 먹는 메뉴가 있긴 하다. 한 블럭 뒤로 가면 서면 시장이 나오는데 그 뒷골목에 아주 좋아하는 맛집이 있다. 오래간만에 거기로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원래 가던 국밥집이 공사중이었다. 못보고 진입해서 공사하는 분이 당황을 하셨던.. 몹쓸 나의 직진본능..ㅠㅠ 사실 국밥집이 연달아 네군데가 있는데 저기가 가장 입맛에 맞아서 자주 가곤 했었는데 흠.. 아쉽지만 다시 나와서 원래 계획했던 국밥을 먹을지 칼국수를 먹을지 고민하다가 국밥을 먹기로 했다.
제일 처음에 갔었던 국밥집으로 직행 했다. 사실 가장 안쪽에 있기도 하고 3대라고 하니까 홀린듯이 간것도 있다..
그러고보니까 늘 먹던 메뉴만 먹어서 메뉴판을 찍지를 못했네..
개인적으로는 내장국밥을 좋아한다. 깔끔하기도 하고 식감을 중요시 하는데다가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이다보니 늘 올내장국밥을 먹었다. (항상 국밥집 가면 내장국밥 먹는다고 하면 고기 섞인거 말고요? 라고 물어봐주신다. 난 무조건 내장국밥이다.)
양파랑 부추, 배추김치랑 깍두기는 셀프바를 이용해야 한다.
양파를 많이 먹는 사람으로 자꾸 이모님 호출하기 미안해서 두번만 리필하고 먹었는데 이날은 정말 원없이 먹었다.
근데 마늘이 생각보다 매워서 속쓰렸다. 면이 소면은 아닌거 같고 중면같다. 살짝 노랗고 씹는 식감이 있었던.. 국밥에 있는 건더기와 찍어먹으라고 나왔던 간장. 조금 아쉬운게 와사비 향이나 겨자향이 났음 더 좋았을거 같다. 밥이 생각보다 양이 적은거 같았는데 보기에는 적어보였던 건더기가 다 먹을때까지 계속 나와서 의아했다. 혹시 마법의 뚝배기인가?
혼자서 가계 입구에 앉아서 TV를 보면서 여유롭게 식사를 하고 있으니 지나가던 손님들도 이모님들도 신기하게 보셨다. 자주 오는 손님인양 자리 안내하기 전에 털썩 앉아서 메뉴판도 안보고 주문하는 손님이라니..ㅎㅎ 내가 배가 많이 고팠나보다..ㅎ
보통은 혼자 오는 손님인 경우 이모님들이 안쪽으로 배려해서 자리를 안내해주신다. 그만큼 가게가 넓고 오가는 사람이 많았는데 의외로 나처럼 혼자와서 국밥 먹는 여자 손님들이 많았는데 국물이 깔끔하고 돼지 냄새가 적게 나서 너무 좋았다. 가게 내부도 깨끗해서 더 많이 오는거 같았다.
셀프바 사진에 찍힌 하얀 소매의주인공은 일본분이셨는데 두분이서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는데 내가 아무 망설임 없이 혼자 들어가니까 따라 들어오셔서 내가 셀프바 이용하는거 눈으로 보시더니 따라서 똑같이 퍼가셨다. 잘 모를때는 눈치 코치로 옆사람 따라하는건 세계 어디든 국룰인거 같다.
셀프바에서 가져온 것들 왠만하면 다 먹어서 잔반을 없애려고 했으나 기본으로 나왔던 마늘이 너무 매워서 본의 아니게 남겼다. 국물이 진한데 신기하게도 돼지 특유의 냄새가 하나도 안나고 국물도 텁텁하지 않아서 뚝배기채 들고 드링킹을 했다. 게다가 내장국밥의 건더기 내장이 입에서 살살 녹는게 신기했다. 몇번 안씹었는데 입에서 사라지는 마법이라니.. 처음에는 씹는 식감을 기대하고 양파를 많이 가져왔었는데 몇번 안씹었는데 입에서 사라져서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른다..
울 동네 맛집의 국밥집은 내장을 길게 채썰어서 국수처럼 주는데 여기는 살짝 익을 정도만 데치는지 굉장히 연했다. 먹는 중간에는 고기찍어먹는 간장의 존재를 잊을 정도..
사실 들어오기전 저 맛있는 녀석들 저 판(?) 을 보고서 양이 적어서 넷이서 15개를 먹은건가 싶었는데 굉장히 건더기는 건져도 건져도 계속나오는 양이었는데 그냥 맛있어서 많이들 먹은거 같다..ㅎ 사실 밥의양은 조금 아쉬웠는데 그건 그냥 내가 밥을 많이 먹어서인듯..
가장 좋았던게 컵이 종이컵으로 나오고 물을 주실때 작은 물통에 얼음이 한가득 들어있는 물을 가득 채워서 줬는데 물이 시원해서 세컵을 연달아 마셨다. (원래 물을 잘 안먹는 타입)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위생적이어서 좋았다. 언젠가 올일이 있으면 또 여기서 밥먹을거 같다.
자, 배를 채웠으니 이제 마음의 양식을 채워볼까.. 다음 코스는 코로나 이전에 내가 자주 가던 yes24 중고서점으로 가보기로 한다. 원래는 먼저 yes24 중고서점으로 가려고 했는데 허기진채로 가면 이성을 잃는데 그 이유는 다음 포스팅에서 밝히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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