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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27. 평판

hello :-) 2023. 2. 2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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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면서 평판이 중요함을 오늘 겪었다.

사실 혼자 일하다 보니 평판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가끔 잊곤 한다. 밀린 주문을 쳐 내느라 급급하느라 사실 실수를 최대한 안 하려고 하지만 쉽지가 않다. 실수를 하면 사과와 함께 매장에 사과가 없어서 대신에 오렌지 주스를 사장님 몰래 챙겨드리며 사과한다. 꿩 대신 닭이라고 사과 대신 오렌지라고 철 지난 농담을 하면서...

사실.. 점심시간대에는 거의 정신을 놓고 본능에 맡겨놓고 일하기 때문..

© yomex4life, 출처 Unsplash

 

오늘 아침에도 동네 큰 교회에서 단체 주문이 들어와서 배송 기사님을 호출을 하는데 생각보다 빨리 잡히지 않아서 당황을 했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요청사항에 몇 분까지 배달 요청한다고 수정하니까 겨우겨우 한 기사님이 건수를 잡았다.

 

어제 단체 주문으로 진땀 흘렸을 어르신 기사님이 잡혔다. 너무 급하게 뛰어오시길래 조심하시라고 신신 당부하면서 부탁드렸다. 지금 이 건은 주문받을 때늦을 수 있음을 미리 양해를 구한 주문이라서 무엇보다 안전에 조심하시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잘 부탁드린다고 거듭 부탁드리고 보냈다. 어르신도 걱정마라고 안심시켜주시고 가셨다.

© Shubham Sahu, 출처 OGQ

 

그러고 어김없이 밀린 주문을 쳐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사실 주말에는 기존의 배달 건수 보다 더 밀리는데 이유는 주말에는 쉬는 기사님들도 몇몇 있기 때문.. 애초에 주문받을 때 밀리겠다 싶을 때 시간을 조금 넉넉하게 잡기는 한다. 최근 거리가 좀 있거나 금액대가 높으면 잘 안 받는 거 같아서 번거롭지만 포장 완료 버튼을 눌렀다. (사실 내가 근무하는 동안에는 정말 포장까지 다하고 기사님이 오자마자 들고나갈 정도로 완료를 해야 기사님을 호출해서 기사님 대기시간이 없다)

 

퇴근을 앞두고 요즘 기사님이 픽업 시간이 길어지는 거 같다고 사장님께 보고하다가 사장님이 얼마 전 물건을 엎고 책임 전가를 했던 기사님과의 뒷이야기를 해주셨다.

© Victoria_Watercolor, 출처 Pixabay

사실, 내가 전화주문을 받거나 손님하고 대화를 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면 주방에서 요리를 만들고 있더라도 특유의 촉(혼자 근무하다 보면 손님이 알짱거리거나 기사님이 오는 게 시선 밖이지만 기척이 느껴진다)으로 큰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조심히 가세요~ 안녕히 가세요~!!"라고 꼭 인사를 한다. 사실 원 데이 투데이 보는 사이도 아닌데 서로 인사를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하고 나도 어딜 가든 인사 하나로 기분이 좋아짐을 느끼기 때문이다.

 

내가 너무 하이톤이고 솔 톤이어서 그런가 기사님들 반응이 뜨뜻미지근하길래 "아.. 잘 안 들리시나 보다.. " 하고 더 크게 이야기했다. 몰랐는데 사장님 왈.. 쑥스러워서 대꾸할 말을 못 찾아서 아.. 네.. 하고 가신 거라고.. ㅋㅋㅋ 여하튼 울 매장이 기사님에게 호의적이고 대우가 좋다고 소문이 났었다고..

 

사장님이 기사님 업체에 정식으로 항의를 하고 책임 전가 기사님이 울 매장 블랙리스트 처리가 되었다고 한다. 그냥 주의를 달라고 한 건데 꽤나 강하게 오니 기사님이 사과한다고 몇 번 와서는 뒷이야기로 인사 싹싹하게 잘해주고 대기시간 없이 해주는 곳인데 죄송하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몰랐네..

 

© JINSIL0814, 출처 Pixabay

 

아.. 그러고 보니 최근 들어서 배달 기사님들이 밥시간 때에 우리 매장에서 밥을 많이 드시긴 했었다. 눈치껏 기사님 같으면 사장님 몰래 계란이나 스팸을 넣어드리곤 했는데 그럴 정신머리가 없음 어쩔 수 없는 거지... 모르겠다. 나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아무리 4차 산업이다 발전한다 하더라도 사람 대 사람으로 하는 일에는 서로 융통성과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 이게 그렇게 이야기될 일인가 싶으면서도.. 그런 이야기는 되도록 내 앞에서 해줬으면 하는 양가적인 감정이 들어서 기분이가 매우 좋았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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