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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s 22 - 23 일상

[23.01.24.] 마취총인가 알콜총인가

hello :-) 2023. 1. 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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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에 지독한 두통에 시달렸었다.

차례를 지내면서 마지막에 음복한다고 청하 한 잔에 나물 두 젓가락 먹고서 살짝 알딸딸하기도 하고 오한이 들어서 그 느낌이 싫어서 전기장판을 뜨끈하게 켜놓고는 이불속 수마에 빠져들었다.. 전날 읽을 거라고 호기롭게 계획 세웠던 책은 머리에 베고..

https://pin.it/3IfzEfe

 눈 떠보니 오후 3시... 10시부터 꾸벅꾸벅 졸았으니 얼마나 잔 건지...

 출출해서 차례상에 올렸던 편육을 덜어먹고 이번 주 수요일에 못 봤던 이 퀴즈를 틀고서 분명 앉아있었는데 반도 못 보고 눈 떠보니 누워서 엄마의 거실 침대 속 파고들고 있었다.. 세상 불쌍하게 자고 있어서 웬만하면 흔들어 깨우던 엄마가 이불을 살포시 덮어줬다고 한다..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고..

진짜 딱 이 포즈였다고 했음..;;ㅎ

 사실 우리 집은 대대로 주량이 그다지 세진 않는데 내가 가장 취약한 듯.. 그래도 엄마는 소주 1병은 마시는데.. 딸내미는 두 잔 먹으면 시뻘건 불탄 고구마가 되어서는 방황한다. 나의 침대로!!!

 취해서 그 알딸딸한 느낌도 싫어하고 마시고 나면 오한이 드는 그 느낌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 아니 싫어한다.. 

한여름에 너무 더워서 맥주 한 캔 샀다가 반만 먹고 반은 한참 뒤 제육볶음 한다고 양념에 넣을 정도였다.. 

 매해 여름에 더위를 잊을 거라고 한 캔 먹고 맨날 후회하는 건 안 비밀.. 최근에 알게 되었는데 알코올 알레르기가 있는 게 아니냐는 말을 들었다.. 그럼 나 알레르기가 알코올 알레르기와 무화과 알레르기, 개나리꽃 알레르기, 곰팡이 알레르기 있는 건가... (곰팡이 알레르기는 대학병원에서 10년 전에 확인함)   

 

내방에서 노트북으로 넷플릭스로 볼만한 영화를 검색했던 엄마가 내 모습을 보더니 "너 신생아 때보다 더 자는 거 같다"라며 낄낄 거리며 놀렸다. "엄마 근데 수십년전인데 기억나??"라고 물어봤더란다.. "너 진짜 안자고 빽빽 울어서 윗집 아랫집 옆집 할머니들이 오고 그랬었어.. "라며 또 숙연해지는 어릴때 이야기를 해주는 어무니... 6시까지 잠들었는데 죽은 듯이 자고 있으니 흔들어깨우면서 밤에 잠 안 잘 거냐고..

 

두통이 심해서 누워있다가 밤에  잠들었다가 출근했는데 왜 이렇게 컨디션 개운한 건지.. 😂

결국 다음날 근무하기 위한 빌드 업이었던 건가.. ㅋㅋㅋㅋ 타고난 일꾼..  사실 평상시 두통은 없는데 쉬는 날 유독 두통이 심하다. 아마 12시간 이상 누워서 자느라 그런 듯.. 🙄😳

아마 창조주님의 바람은 이거였을텐데.... 미안.. 엄마.. 난 이번생 글렀어...

원래 취지는 한잔하면서 속마음 이야기하고 동거인이자 그렇게 안 맞는 엄마와 풀려고 했으나 딥딥딥 슬립할 줄은...

사실 엄마도 명절이라고 다 큰 딸내미랑 하하 호호 하려고 한잔 먹인 건데 먹자마자 마취총 쏜 거처럼 기절할 줄 몰랐다고 한다.. 순간적으로 술에 뭐가 들어갔나 걱정했단다..;;ㅎㅎ 하긴 모를만하다.. 1년에 두 번 마시는데.. (설날과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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