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is better than yesterday

hello's 22 - 23 일상

[23.01.21.] 충전의 시작

hello :-) 2023. 1. 21.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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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처럼 명절을 학수고대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거다. 사실 나의 경우는 아이러니하게도 명절을 기대하는 이유는 1년 중 유일하게 이틀 연달아 쉬기 때문이다. 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콜센터에서 근무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이틀을 연달아 쉬어 본 적이 잘 없다. 이유는 뻔하다. 서비스직 종이라서 노동력이 부족해서라는 이유로 주말을 쉬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 icons8, 출처 Unsplash

 콜센터에 근무하였던 이유 중 하나가 주 5일이라서 근무했었는데 그때는 몰랐지.. 그게 불행의 시초일 줄은.. 주 5일이라 해서 냉큼 열심히 공부해서 시험을 보고 나름 상위권의 성적을 받고 입사했다. 하지만 어마어마한 시험 분량에 한 달에 9번 넘게 시험을 보는 데다가 무조건 100점을 받아야지 하나라도 틀리면 팀 전체에서 어마어마한 눈칫밥을 줬기 때문에 나에게는 일보다도 그 부수적인 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았다. 뭐 건강보험공단에 돈 더 내려고 전화하는 사람은 없다는 걸 알고 들어갔지만..

© andriklangfield, 출처 Unsplash

 가장 큰 문제는 공단에서 사고 치고 욕이란 욕은 콜센터에서 먹는데 담당자 번호 까면 경위서를 써라고 하고 벌점을 매기는 데다가 900페이지가 넘는 책 세 권을 매달 시험 치는 건 너무 힘들었다. 100점 못 맞으면 오답노트도 작성하고, 심지어 전화통화하고 있는데 실시간으로 채팅 와서 이러쿵저러쿵 훈수를 둔다. 심지어 처음부터 전화 듣는 것도 아니면서 아까 나는 물어봤는데 본인들이 안 듣고는 질문 안 한다고 반말 찍찍 오고..

그때 사직서를 쓰면서 차라리 몸이 힘들어 뒤져도 내가 주 5일 콜센터를 두 번 다시 오나 봐라며 이를 박박 갈았었다.

 

이를 너무 갈았나.. 주 6일 주 7일 근무하면서 그래도 연간 설과 추석에는 명절 당일과 다음날은 쉬는 호사를 누려본다. 단 그 주 쉬는 날은 반납하고.. (결론은 당일 하루 쉬는 것과 마찬가지.. ㅠ) 이번 설은 심지어 당일에 근무할 거냐고 물어봐서 눈으로 욕했었다.. ㅡㅡ 그것도 크리스마스이브였나 물어봐서 속으로 사장님 눈치 챙겨라고 속으로 외쳤던..ㅎㅎ

알고 보니 본인 이사로 인해서 하루 셔터(?) 내려야 하는데 장기근속 직원 화나게 할뻔하셨소..라고 외칠 뻔했다..

 

결국은 설 당일만 쉬고 27일 사장님 집이 이사하신다고 자체 휴일 하기로 했다. 원래 목요일 쉬던 거를 수요일로 당겼더니 이번 주만 금요일에 쉬기로 땅땅 승인 남.. ㅎ 

사실 쉬는 날에 별거하는 건 없다. 명절이든 그냥 쉬는 날이든 늦잠 자고 삼시 세끼 챙겨 먹고 책보다 졸고 졸다가 퍼질러 자고.. ㅎ 잠 좀 깬다 싶으면 다음날 출근하려고 새 유니폼 챙겨서 가방에 주섬주섬 챙기게 된다. 처음에는 너무 지치는 데다가 이렇게까지 하고 먹고살아야 하나 생각했었는데 그렇게라도 해서 먹고살아야겠더라고..

© asmuSe, 출처 Pixabay

 지금 딱 이 직장에 근무한지 5년 차가 되었다. 딱 5년에서 10년 더 근무하고는 정말 두 번 다시는 사람 상대하지 않고, 정말 내가 좋아하는 블로그나 책 읽으면서 할 수 있는 직업을 찾는다는 심정으로 일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자립을 하고서 북카페든 커피숍 파트타임이든 일은 하되 직원이 아니라 아르바이트생으로 근무하지 싶다. 왠지 쉼 없이 거의 사회생활은 10년인가 11년 한거 같은데 (안 세어봤음) 연휴 없이 근무하다 보니 초반에는 소진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연타가 왔었는데 바짝 일하고 곧 쉰다는 생각으로 쉼 없이 달리고자 한다고 작년부터 마음을 먹었다.

 

2년 이맘때 설에 부자 되는 법을 가르쳐드립니다 와 돈의 속성을 읽으면서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면서 본격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많이 우당탕탕 겪고 있다. 그때 이후에 명절 때 책 읽는 시간이 너무 기대가 되곤 했었다. 작년 추석에는 미국 주식에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미국 주식도 시작하게 되었고..

© jeremythomasphoto, 출처 Unsplash

 

 남들이 볼 때는 휴식이 아닌 뭔가 계속 방전되는 거 같지만 나름의 휴식법으로 이리저리 나를 굴려가고 있는 내 모습이 신기하고 기특하다. 다만 조금 아쉬운 건 장시간 자리를 비우지 못하니 여행을 다니지 못한 점이 아쉽긴 하다. 체력적으로도 지치다 보니 보고 싶은 공연도 두 눈 질끈 감고 못 본척하고 있다. 예를 들어 베토벤 같은... ㅠ

 

언젠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내기 위해서 지금 내가 감당해야 할 일들을 기꺼이 하고 있다고 나는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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