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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태어났다면 무엇을 하고 살았을까 곰곰이 생각해 봤다.
과거시험 친다고 평생 서책이나 봤을 선비였을까? 책이 좋아서 필사하는 하층민이었을까?
시장에서 국밥을 말아 팔았을 주모였을까?? 마땅히 생각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일복이 터지는 걸 봐서는 전생에 일 안 했던 선비 놈팡이였을 거 같기도 하고.. 유난히 책을 좋아하는 거 보면 책이 좋아서 필사해서 팔아먹었을 거 같기도 한데.. 유난히 목청이 크고 목이 잘 안 쉬어서 전기수였나 싶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그나마 잘 어울린다고 느끼는 건 일복이 터진 거 보면 조선시대에 궁녀나 무수리이거나 노비였나 싶기도 하다.. ㅎㅎ 쌓여있는 설거지 못 보고, 부엌일로 먹고살고 있는 현생을 보아하니 아니라고 할 수도 없네..
예전에 궁이나 절에 가면 괜히 웅장해지고 울컥한다고 했더니 엄마 왈 너 일하던 직장 와서 그런 거 아니냐고 낄낄거리고 웃었던 게 생각난다. 유난히 역사를 좋아하고 대하사극과 옛날 것에 좋아했다. 농담으로 너무 많은 일을 겪다 보니 전생에 나라 팔아먹은 매국노여서 유난히 힘든 일을 겪는 건가 싶었던 적도 있었다. 전생과 업이 많아서 힘든 거라고 생각해야 버틸 수가 있었다.
사실 우리 집은 책을 좋아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오죽하면 어릴 때 내가 책을 사달라고 조르면 어차피 한번 보고 마는데 살 필요가 있냐고 도서관 가서 책 보라고 말리던 분위기였다. 결국은 용돈을 모아서 책을 사기도 하고, 급식비 삥땅(?) 쳐서 몰래 책을 사기도 했다. 역사책을 좋아하다 보니 두께도 두껍지만 금액대가 높아서 몇 권 못 샀는데도 늘 지갑이 얇았었다. 결국 몇몇 책은 도서관에서 대여하여 보거나 하루 종일 도서관에서 상주해서 책도 보고 시청각 자료로 다큐멘터리도 봤었다. 그 당시 히트였던 역사 스폐셜을 찾아서 봤었다. 지금도 가끔 찾아보면 유튜브에 나오곤 하는데 다시 봐도 재미있다.
한때 타임머신이 있으면 조선시대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웃긴 건 가고 싶다는 게 아니라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는지 지금 생각해도 의아하다.
만약 돌아간다면 식겁하게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 때, 구한말 말고 영정조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돌아가서 시장에서 국밥 한 그릇 먹고 서책방에 들러서 열하일기를 읽어보고 싶기도 하고, 정조가 썼다는 일성록도 몰래 보고 싶다. 가장 궁금한 정조의 어진도 한번 쓱 보고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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