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이 되면 항상 마음이 심란하곤 했었다. 올 한 해 뭘 한 걸까.. 하는 자괴감과 함께 한 살 더 늙는구나 하는 나의 노화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더 무르익는 느낌이 들어서 더 그런 느낌이 들곤 했었는데 올해는 되려 아-무런 느낌이 없다. 그만큼 열심히 살아서일까.. 아니면 1월을 기다리기 때문일까... 뭐가 되었든 아쉽다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다는 게 참 신기하다. 늘 아쉬워하거나 우울해하곤 했었는데 이런 날이 나한테도 오는구나 하는 감정이 새롭다.
이번달은 뭔가 엄청나게 걸었다. 최근 일주일동안은 거의 만 오천보씩 걸어 다녔었다. 날이 춥긴 한데 날씨는 맑아서 갈맷길이라고 해서 길의 거의 입구부터 끝까지 걸었다. 걷다가 돌탑을 발견해서 돌을 들고 빠르게 걸어서 산책하던 사람들이 나를 피해 다닌 건 비밀로 하자. 미신이긴 하지만 돌탑을 쌓고는 슬그머니 나의 소원인 이 적하 자를 오늘도 외쳤다. 웃긴 게 내가 돌탑을 쌓으면 다음날 그위로 돌들이 한 무더기 쌓여 있다는 것... 같은 소원은 아니겠지만 한 명 한 명의 소원이 모여서 쌓여 있다고 생각하니 괜히 마음이 간질 거린다. 타인을 위해서 매일 소원을 빈다는 행위 자체가 굉장히 낯설기도 하고 그만큼 내 일상에 더 바랄 게 없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가 보다 하는 생각에 괜히 흐뭇해진다.
비록 쓰는게 귀찮아서 필사는 한날이 손에 꼽을 정도인 게 참 부끄럽다. 이래 가지고 내년에 다이어리를 꾸준히 쓸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 건 왜일까.. 2025년 맞이로 10년 다이어리 두 권과(1+1으로 샀음.) 일기장 하나와 스케쥴러 하나를 구입해서 무려 4권(사실 5권인데 하나는 만년이라 날짜가 안 적혀 있다.)이 생겼는데 난감한 건 하나같이 2025년 1월 1일이 시작인 것이.. 이 운명의 장난 같은지... 다른 다이어리들은 12월부터도 시작하더구먼.. 내가 산건 죄다 하나같이 1월이 시작임. 12월을 2025년 1월의 이브처럼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쉽진 않겠지만.. 원래 사는 거 쉽지 않으니까 느낌 아니까.. 내년에도 매달 이리 반성도 하고 자뻑도 날려보고 다짐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다이어리소개는 다음 달 언젠가 해보려한다.. 아무도 안 기다리겠지만..ㅎㅎ
ps. 앗 하루빨리 포스팅을 해버렸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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