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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s 24 - 25 일상

24.11.29. 규칙을 지키는 사람, 그렇지 못한 사람.

hello :-) 2024. 11. 29.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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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설임 없이 자신이 속한 집단의 규칙을 어기는 자는 나라의 규칙도 어길 사람이다. 

  흔히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사춘기도 극심하게 겪어 본 적이 없다. 물론 겉으로 보기에는 말이다. 가장 무서운 자녀가 몸뚱이는 내 눈앞에 있는데 정신머리가 어디 가있는지 당최 알 수 없는 사람이라고 했던가 그게 바로 나였다. 고2 때였나 고3 때였나.. 내가 너무 생각 없이 사는 것 같았는지 엄마가 조심스레 넌 뭐 하고 살 거냐고 물어봐서 글쎄.. 하고 답 없이 대답을 했었다. 막연하게 제복이나 유니폼 입고 일하면 좋겠는데 마땅히 뭐를 좋아하고 뭐를 싫어하는지도 모르겠고 어중이떠중이로 공부도 딱 반에서 절반만 해서 술에 수란듯 물에 물 탄 듯했었다. 너무 대책이 없어 보였는지 부끄럽지만 나중에는 엄마가 사정을 했었다. 대학 가는 것을 목표로 삼으면 안 되겠느냐고.. 대학을 꼭 가야 하느냐는 철없는 답을 하기도 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굳이 갔었어야 했나 하는 생각은 변함이 없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학을 안 나오면 취직하기가 더 힘드니까..ㅠ) 단순하게 먹는 걸 좋아해서 조리과를 가기로 했었다. 그렇게 좋아죽는 역사학과는 돈벌이도 안 되겠고, 오래 공부할 자신도 없었다. 웃긴 건 그렇게 정한 전공이었는데 진짜 열심히 학교를 다녔다. 노숙하면서 시험공부를 해서 과에서 2등을 해서 장학금도 받아보고 동아리 활동에 학생회 활동에 교수님 심부름도 하고 복수전공에 부전공까지.. 결국 본 학과가 없어지면서 복수전공+부전공한 게 결국 학점인정이 되면서 한 학년 더 다닐 뻔한 것이 제때 졸업을 하게 되었던 건 비밀이다. 

 대학생때 혼자 합천 드라마 촬영장이나 혼자 대구로 훌쩍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무박 2일로 서울로 여행 다녀오기도 했는데 숙소 잡기가 무섭다는 핑계로 노숙을 그렇게 했었다. 그렇게 겁이 없었다. 그러면서도 어떻게든 통금시간을 지키는 맑은 눈의 광인이 되기도 했는데 돈아 낀다고 차 타고 20분 거리를 걸어서 3시간 걷기도 했었다. 노포동에서 동래까지.. 아마도 시내버스가 끊겨서 차가 없는데 집에는 가야겠고 돈은 없어서 택시비가 보자를 까봐 그렇게 걸었던 거 같다. 결국 동래역에서 기사님이 내가 안쓰러웠는지 덕천까지 그냥 태워주셨었다. 덕천에서 모라까지 또 한 시간가량 걸어갔었다.(지금은 이사가버려서 그리 못걸어옴.. 그러다가 발이 없어짐..;;)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리 고생해서 걸어가느니 부모님한테 데리러 와달라고 전화하거나 첫차가 뜨면 차 타고 가면 얼마 걸리지도 않는데 참 무식하게 걸어갔다 생각이 든다. 결국 부모님이 기상하기 전에 집에 기어들어가서 감쪽같이 외박사실은 지나갔었지만.. 우리 집의 규칙이었던 잠은 집에서 자라는 모토는 지킨 척은 하게 되었다. 아마도 나에게 실망하는 부모님의 모습이 그렇게나 보기 싫었나 보다. 지금은 제발 나가서 뭐라도 좀 해라고 해도 박박 우기며 집에 들러붙어 있는 집순이가 되어버렸지만.. 그래서 그런가 내가 콩으로 우유를 만든다고 해도 엄마는 나를 믿게 되었다. 어쩌다 보니 듬직한 이미지가 생겨버렸다. 뭐 계속 의심스럽고 못 미더운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가~끔 그 믿음이 버겁게 느껴지기도 한다는 게 함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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