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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26. 허세의 하찮음.

hello :-) 2024. 11. 26.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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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세는 언제나 경멸을 불러일으킨다. 첫째, 허세는 공포심이 바탕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비겁하다. 둘째, 허세는 자기 자신에게 내리는 유죄선고와 다름없다. 실세보다 자신을 더 낫게 보이려고 하면서 자신의 진짜 모습을 부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만심은 오히려 자랑할 만한 게 없다는 자기 고백에 불과하다. 

 25년 1월이 오면 7년차 직장인이 되어간다. 웃기지만 입사한 이후에 가장 일이 재밌는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가끔 일에 치이기도 하고 버거운 업무량에 정신이 아득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평상시에는 몰랐다가 업무량이 몰려서 정신이 없을 때 자만하지 않고 주문서를 보면서 빼먹은 게 없는지 꼼꼼하게 보려고 한다. 나도 인간인지라 가끔 누락하는 경우도 없지 않아 있는데 최대한 그런 경우를 방지하려고 노력한다. 바쁠 때 들어오는 주문서를 보고 나름 외웠다고 생각하고 찰나의 순간에 그냥 보내버리기도 하고, 이상하게 소리 내서 주문서를 읽어보는데도 막판에 보면 전혀 다른 메뉴가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아메리카노인데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보고 만들어서 나가기 직전에 아이스가 아님을 발견하는 케이스..) 뭔가 씌었나 싶을 정도.. 나중에 뇌과학 책을 보니 뇌가 멍청해서 믿고 싶은 대로 믿는다는 것을 보고 그나마 위안을 삼았다. 내가 멍청한 줄 알았는데... 

 오래 근무했다고 당연한것을 미루지 않고 루틴으로 만들어서 그때그때 하려고 애를 쓴다. 나름 나만의 좌우명이자 마음가짐이 나의 밥값은 하자는 모토인지라 웬만하면 내가 해야 할 일들을 미루지 않고 되려 내일 해야 할 일도 오늘로 당겨오려고 한다. 예전에는 말 못 한 것들도 이러한 일이 있었다고 보고하기도 한다. 최근에 나름 허세 아닌 허세를 부린 게 칼이 잘 안 들었는데도 불구하고 힘주면 당연히 재료가 손질될 거라 생각하고 꽁꽁 언 소고기를 무딘 칼로 썰려고 하다가.. 그렇다 오른손과 왼손이 협업이 안되어 왼손 검지에 1cm가량의 나름 깊이 베여서 피가 철철 났었다. 나름 당황하지 않고 일을 처리할 거이라고 자만했는데 실상은 바닥 여기저기 핏방울이 떨어져서 지혈하랴 바닥 닦으랴 정신이 없었다. 주방이 위험한 곳이라 나름 안전에 주의한다고 하는데 순식간에 이렇게 가끔 다치곤 한다. 열기가 남아있는 프라이팬에 맨손을 넣어서 덴다거나 튀김기에 튀김을 넣다가 기름이 튀어서 화상을 입기도 하고.. 굉장히 사소한 것인데 그만큼 방심했다는 거니까.. 상처가 아물려면 며칠 걸릴 텐데 씻을 때마다 얼마나 따끔거릴지.. (사실 아프지는 않음. 그렇게 깊게 다친 건 아니라서..) 오래 일했다고 능숙해지고, 능숙해졌다고 위험하지 않는 게 아닌데.. 앗 내가 방심했다.. 힝..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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