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오두막에서 살든, 궁전이나 수도원 혹은 군대에서 살든 모두 같다. 삶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모험, 행복과 불행의 모습 또한 다양하지만 본질적으로는 같은 것이다. 마치를 과자를 구울 때랑 같다. 완성된 과자는 형태와 색이 다양하고 모양도 다르지만 모두 같은 반죽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나에게 일어난 일은 다른 사람에게 우연히 일어난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가끔 일에 치여 살다보면 나만 이렇게 일에 시달리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러면서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을 간혹 해본다. 하지만 철저히 계획형이고 규칙적인 패턴에 시름을 놓는 나로서는 오히려 쉬는 날에 더 컨디션이 다운이 되는 게 아이러니하다. 처음에는 하루만 쉬어서 피곤이 안 풀려서 그런 건가 했었는데 명절에 이틀 연달아 쉬면 정말 마취총 맞은 듯이 하루종일 이틀을 계속 잔다. 오히려 쉬는 날에도 의식적으로 나갈 일을 만들고 (지난 쉬는 날에는 건강검진+보건증 만들기+장보기+산책 모두를 한 루틴처럼 만들어버림) 조금이라도 움직이려고 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나도 참 피곤하게 산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사회초년생 때에는 쉬는 날에는 더 바쁘게 돌아디 곤 했었는데 그것도 기력이 있을 때 이야기이다. 도대체 어떻게 당일치기로 혼자서 대구로 여행을 다녀오고, 1박 2일로 서울까지 콘서트를 다녀왔는지 모르겠다. 분명 나의 과거가 다 했을 텐데.. 현실은 집 근처 이마트 트레이더스에 장 보고 와도 기력이 떨어져서 분명 난 잠시 앉았는데 아이고 하면서 스르륵 눕더니 잠깐 낮잠이라고 해놓고 네 시간 딥 슬립을 한다. 그러고 또 일어나서 밥 먹더니 또 잔다. 드라마에서 스치듯 이 본 남의 집 가장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드는 게 왜 이리 웃픈지 모르겠다.
요즘은 TV프로그램보다는 유튜브를 통해서 각종 인터뷰들을 찾아보게 된다. 자기들끼리 모여서 수다떠는 프로를 좋아하는데 내가 술을 안 좋아해서 술 마시면서 수다 떠는 것은 왜인지 거리감이 느껴져 피한다. 아무래도 영상 알고리즘도 알게 모르게 나의 취향을 반영한다던데 그 말이 사실인 듯하다. 최근에 재미있게 본 프로그램은 삼시세끼 라이트이다. 아무래도 내가 요식업 종사자이자 우리 집에 실질적인 밥 해주는 사람이다 보니 차셰프를 보면서 많은 공감이 되었다. 삼시세끼 뭐해먹나 고민하는 것부터 사실 마음은 차셰프지만 실상은 얼렁뚱땅 한 끼 해결하는 참바다님의 성향에 더 가까운 거 같다. 어찌 보면 두 사람 다 대스타이고 멀리 있는 사람이지만 유독 그 프로그램에서만큼은 가깝게 느껴지고 두사람다 일을 너무 잘해서 마음 편하게 보게 된다. (엄마는 너무 열심히 일하는 게 영 정이 안 간다고 하지만-본인이 요리를 안 해서 그랴..ㅠㅠ) 다른 사람들도 한 끼 해 먹는 게 쉽지 않구나 하는 동질감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사실 우리 집 말고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해 먹고 사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 늘 궁금했었다. 남들은 뭐 먹는다더라는 공유가 전혀 없다 보니까 다른 집은 어떻게 해 먹고 사나 어떻게 사나 궁금했다. 물론 보이는 게 다는 아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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