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로 사람의 성격을 판단할 수 있다. 하찮은 일이나 사소한 태도를 통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고, 남의 일에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을 통해 극심한 이기주의를 발견할 수도 있다.
요즘 굉장히 무례하다고 느끼는 부류의 사람이 두부분으로 나누어진다. 공공장소에서 자신의 휴대폰 볼륨을 최대치로 해놓고 영상을 보는 사람들.. 공공장소임을 망각한 것일까 싶어 좀 의아하다. 더더군다나 나의 경우는 전화주문도 받아야 하는데 소리가 겹쳐서 크게 들리면 오히려 집중력이 분산되어서 전화주문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대놓고 소리 좀 줄여 달라고 하기도 무서운 세상이라 전화상태가 좋지 못해서 부득이하게 여러 번 물어본다고 전화한 손님에게 양해를 구하는 편이다. 사실 영상 소리뿐만 아니라 공공장소에서 일행하고 과하게 큰 소리로 수다를 떠는 경우 굉장히 정신이 산만함을 느껴서 굉장히 피곤하게 느껴진다. 최근 엄마랑 장 보러 갔다가 이마트 트레이더스 식품코너에서 여중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열댓 명이 거의 소리 지르다시피 수다 떨고 크게 웃는 바람에 귀에서 피가 나는 줄 알았다. 웃느라고 그런 거면 상관이 없겠지만 30분 넘게 그러다 보니 자리를 피하고자 급하게 밥을 먹다가 결국 소화제를 사다 먹는 엔딩이 났다. 농담으로 엄마가 살다가 네가 체하는 경우도 처음 본다고 신기해하셨지만..
반대로 귀에 무선이어폰을 착용하고 음악듣느라 본인 음식 나온 지 모르는 경우나 음식주문을 할 때 멀뚱멀뚱 바라보게 되는 경우도 있다. 사실 나도 무선이어폰을 사용하지만 사람과 대화할 때에는 귀에서 빼거나 음악을 정지해서 대화를 한 후에 음악을 재생한다. 귀를 틀어막고서 음식을 주문한다는 게 가능한 건가 싶다. 그래서 그런가 최근 배민으로 음식주문을 하고 찾으러 오는 사람들이 자신이 주문한 메뉴나 주문번호를 사람인 나에게 말을 못 해서 머뭇머뭇거리는 경우가 은근히 많다. 아무리 낯을 가리고 수줍음이 많다고 하더라도 "주문한 음료 아메리카노 한잔 찾으러 왔는데요.."라는 말을 못 하는 것을 보면 속이 답답하다. 말을 하더라도 옹알옹알 이야기해서 '뭐라고요?'라고 두세 번 물었더니 갑자기 자신의 엄마에게 전화해서 나에게 휴대폰을 넘기던 사람은 정말 지금도 잊히지 않을 정도로 충격적이다.
학교를 졸업한지 너무 오래되어서 그런가 요즘은 기본적인 공공장소에서의 예절이나 사람 간의 예의나 대화하는 법은 알려주지 않는 건가 심각한 고민을 잠깐 해보기도 한건 비밀이다. 나도 낯을 많이 가리고 내성적이었던 사람이라 전화로 음식을 주문하거나 음식을 찾으러 갔을 때 민망함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오죽하면 한때에는 전단지 이면지에 "여보세요?"부터 대본을 쭉 적어놔서 한동안 엄마가 놀리기도 했었는데 그래도 여러 번 시도하고 나니 조금은 전화하고 내 의견을 말하는 것에 조금은 익숙해지곤 했었다. 사소한 태도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내가 너무 꼰대 같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뭐 그냥 꼰대 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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