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타인을 대할때는 달처럼 한쪽 면만을 보여준다. 또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가면으로 표정을 감추는 재능이 있다. 심지어 이 가면은 마치 진짜와 같다. 누구나 남의 비위를 맞추려고 할 때는 이런 가면을 쓰기 마련이다.
가면을 이야기 하면 가면 증후군이 떠오른다. 회사의 중역이나 의사,변호사등 사회적으로 성공했음에도 끊임없이 이것은 나의 진짜 모습이 아니다. 언제 나의 본모습이 들킬지 모른다는 망상으로 괴로워 하는 현상을 뜻한다고 한다. 이 현상은 경제적인 부분이나 정서적 공감뿐 아니라 심리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네이버 검색 이용)고 한다. 사실 나는 성공한 사람이 아니어서 모르겠다. 나의 본모습이 어땠는지도 가물가물한데.. 뭐 대충 기억나는 걸로는 늘 누워서 TV를 보거나 뒹굴거리며 컴퓨터를 했었던것 같다. 하루가 너무 흐리멍텅하게 흘러가는 것 같아 이대로는 답이 없어보여서 성공한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서 자기계발서를 찾아보면서 어떻게 사는지 하나 둘 가면을 쓰기 시작했다. 나의 글에서 보이는 나름 갓생사는 듯한 꾸며진 모습들도 그렇게 탄생된 것이다. 가면 자체는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가면에 내가 짓눌려서 숨막혀하고 강박을 가지게 되는게 문제인거지 좀 더 성장한 내모습, 정돈된(?) 모습으로 내 근본이 바뀐다면 이점이 아닐까 싶다. 물론 뱁새가 황새 따라하면 가랑이 찢어진다고 하는데 미라클 모닝 따라하다가 만성 피로에 시달려보기도 하고, 워런 버핏처럼 책을 많이 읽어야지 했다가 책펴놓고 침흘려가며 자기도 해보고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서 나에게 맞는 루틴을 가지게 되고, 나름 나의 방식대로 내 삶을 가꾸어 가게 되었다.
문제는 나는 변화되지 않고서 저래야 하는데 나의 눈만 높아지고 타인을 의식해서 나에게 끊임없이 미워하고 '왜 너는 그것도 못하니?' 라고 자기비하를 하는 순간 비극이 시작된다. 어떠한 가면을 쓰고 그 가면의 무게를 견딜지는 나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처음에 가면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생각만 떠올랐었는데 롤 모델이라고 생각하여 내가 바라는 인간상을 따라하다보면 자연스레 그사람의 마음이나 매너, 예절을 따라하게 된다. 나의 본성과 어긋나는 행동이라 가면같기도 하고 가식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계속 하다보면 습관이 되고 어느새 나만의 특성이 된다. 나의 경우는 예전부터 목청이 큰데다가 사소한 것에 잘 웃곤 했다. 하지만 웃음소리가 워낙 큰 탓에 웃으면 시끄럽다고 엄마에게 면박아닌 면박을 많이 받곤했다. 이게 반복이 되다보니 나도 모르게 움츠러 들게되고 잘 웃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서비스업에 종사하다보니 웃으면서 인사할때 나의 이 기차화통 삶아먹은 목청은 잘 사용된다. 주방에서 후드밑에서 음식을 조리하다가도 손님이 눈에 보이면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용~" 하고 인사하면 손님들이 화들짝 놀라며 인사가 너무 잘들려서 카운터에 나와 있는줄 알았다고.. 반가워 하는거 같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시끄러운 주방후드 밑에서 장기간 근무하다보니 더 목소리가 커진것도 없지 않아 있지만.. 나름 친절을 가장한 가면이 덧씌워진게 아닐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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