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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s 24 일상

24.10.20. 과한 호의를 베풀면 쉽게 본다.

hello :-) 2024. 10. 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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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너그럽게 대하면 버릇이 없어진다는 점에서 어린아이를 닮았다. 따라서 누구에게나 너무 관대하거나 다정해서는 안된다. 대체로 돈을 빌려달라는 친구의 부탁을 거절 해도 친구를 잃지는 않지만, 돈을 빌려주면 바로 친구를 잃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마찬가지로 친구에게 다소 거만하거나 소홀한 행동을 한다고 해서 쉽게 친구를 잃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친구에게 과한 친절과 호의를 베풀면 오히려 그 상대를 쉽게 여겨 결국 파국을 초래한다. 

 사실 호의 베풀면 쉽게 본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에게 친절하고 호의를 베푸는 건 인간으로서 존중한다는 의미가 있어서 당연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하지만 최근 한 개그맨이 불법도박을 하면서 사채를 써가며 주변인들에게 돈을 빌려가면서 도박을 하는 행태를 보고 있자니 이 말이 맞는 건가 싶어 씁쓸하다.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이 하필 우리 엄마의 최애 가수이다. (이름은 언급하지 않겠지만 누구인지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돈을 갚을 기미가 안 보여서 10년 안에만 주면 된다고 이야기했다는 말에 참 마음이 안 좋았다. 나 역시도 타인에게 돈을 빌려주고 못 받은 돈이 몇 천이 된다. 그중 천만 원가량은 자신의 아이가 아프다고 세 번이나 거절했음에도 부탁을 해서 세 번에 나눠서 빌려 준 적이 있다. 당연하게도 돈을 못 받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서는 여행을 다니고 과소비를 하는 등 정신을 못 차렸다고 하는데 못 받을 거 같아 연락을 끊고 번호를 그냥 바꿨다. 인생공부 크게 했다고 생각한 거지 뭐.. 

 타인뿐만 아니라 가족에게 돈빌려주고도 못 받고 있다. 뭐 일단 내가 갚고 있는 지금 엄마 명의인 집만 하더라도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통장에 확인이 가능하게 '집 대출 이자'라고 명시해서 이체를 하고는 있다. 어떻게 보면 매정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연락도 안 하고 생활비도 안 보태던 엄마 아들이나 엄마의 배우자가 나타나서 자신의 몫을 주장할까 봐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금전적인 문제를 제외하고는 호의를 베풀고 친절을 베푸는 것에 대해서는 옳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내가 중학생때 부산 아시안 게임 때였나 내 앞에서 한 외국인분이 길을 잃고 계셨었다. 나보고 영어로 익스큐즈미 하면서 뭐라고 솰라 솰라 이야기 했는데 거의 알아듣지 못했는데 고아웃이었나 처음 듣는 단어가 나와서 어리둥절했었다. 서툰 발음이었지만 아이 캔드 스피크 잉글리시라고 이야기했더니 나의 모지란 영어실력에 맞게 자신이 원하는 바를 거의 다섯 번을 설명해 준 그 외국분이 너무 감사했다. 결국 단어유추로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을 알아들은 나는 그 외국인 신사를 출구로 데려다 드렸었다. 못 알아 들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더니 (대충 쏘리쏘리 아이 캔트 스피크 잉글리시라고 함..ㅋ) 자신이 뉴스페이퍼라고 작은 배지를 선물해 줬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나에게 설명한 듯한데 못 알아들음..ㅠ  그때 난 침착하게 나에게 설명해 준 외국인 신사분의 친절과 호의로 이후 많은 외국인들에게 길을 알려줄 수 있었다. (여전히 말을 못 해서 투게더를 외치며 같이 가주겠다고 데리고 간 건 비밀) 그때 그 계기로 영어공부를 했었다면 완전한 해피엔딩이겠지만..ㅎㅎ 그래도 외국사람이 말 걸어도 도망가지는 않으니까 오히려 손짓 발짓 다해서 당당하게 한국말로 포장이냐고 묻는 나란 사람의 허당미란.. 결국 그 외국인 손님이 한국어 공부를 하셨다는 반쯤 해피엔딩까지 일어났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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