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행복의 본질은 명성을 안겨준 위대한 자질 자체와 자질을 발전시킬 기회를 발견했다는 데 있다. 이렇게 정신의 풍요로움이 담긴 하나의 결과물은 다음 수 세기동안 찬사를 받는다.
명성도 자질도 모르겠다. 솔직하게 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뭘로 밥벌이해 먹고살지 정했다는 것만으로도 나 자신이 기특하다. 뭔가 밥값을 하고 내 몫을 해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기특하다는 생각이 든다. 워낙 겉돌고 단체생활 자체를 못 견뎌하는 성격이다 보니 내가 과연 직장생활은 하고나 살까 하는 염려가 들었던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그림을 잘 그리는 것도 아니고 노래나 연기에 소질이 있는 것도 아니고 기갈나게 이쁘고 잘생긴 것도 아니고 글을 잘 쓰는 것도 아니고 뭔가 평범한데 그렇다고 같은 일을 반복적으로 하는 것을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그래서였을까.. 막연히 나는 서른이 넘으면 죽을 줄 알았다. 그러기에는 건강하기도 하고 어떤 병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왜 그런 막연한 생각을 했을까.. 다행히(?) 서른은 무사히 넘겼다. 의외로 서른이 넘고 돌고 돌아서 20대와는 정반대의 삶을 살면서 나름 내 삶을 정리 정돈하게 되었다. 안타깝게도 아직 내방 정리는 못했지만..
29살까지만 하더라도 밤 낮이 바뀌어 이틀을 안자고 출근하기도 했었다. 안 자고 뭐 했느냐 하면 각 방송사마다 드라마를 보기도 했다. 연예인 덕질하느라 카페활동도 하도 집에 와서 늘어지게 누워 지내서 제발 좀 앉던가 나방으로 가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었다. 월급 타면 다음날 없어지기 바빴었다. 핸드폰이 새 기종이 나오면 약정 2년이 되기 전에 핸드폰 바꾸고..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리 철딱서니가 없었나 싶다. 그랬던 내가 지금은 11시 반이면 자려고 내 방에 불을 끄고 눕고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라고 해도 그런가 보다 하고 관심이 없다. 운동선수를 좋아하지만 그냥 경기결과만 확인하고 평상시에는 퇴근하고 운동하고 나서 집에 오자마자 씻고 밥 하여서 엄마랑 나랑 먹고 바로 설거지하고 부지런히 사부작거린다. 그러다가 잘 시간에 침대에 누우면 아고고고 곡소리가 절로 난다. 요즘은 진짜 책이랑 노트, 이 시기에는 다이어리 이렇게만 소비할 몫만 두고는 무조건 투자하고.. 혹시 몰라 비상금을 만들어놓았다. 현재 2020년에 완납으로 산 핸드폰 화면에 빨간 선이 나타나지만 귀찮기도 하고 아직 작동하길래 계속 쓰고 있다. 케이스도 그냥 기본인 투명 쓰는데 다 깨졌지만 수명 다하면 핸드폰 바꾸는 김에 케이스를 바꾸려고 방치하고 있다. 참 인간되었네..ㅎㅎ
아마도 이런 변화가 생긴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에서 일의 재미를 찾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노래는 못 부르지만 까랑까랑하고 큰 목소리가 평상시에는 시끄러운데 근무할 때는 경쾌해서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성격이 느긋한 줄 알았는데 컵라면 3분도 못 기다리는 성격 탓에 빨리빨리 음식이 나와서 좋다고 한다. 사실 내가 어떤 재능이 있는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최근에서야 하나 둘 눈에 들어오는 게 너무나도 감사하고 신기하다. 몸은 고되고 힘들지만 어찌 되었든 근무 후 퇴근 하는 발걸음이 가벼운 걸 보면 나도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처음부터 좋아했던 일이 아니었지만 관련된 일을 하게 되어서가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 보면서 오늘도 기분이 가 참 좋았다. (좋아했던 일은 그저 먹는 거였음.. 놀고먹는 게 제일 좋지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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