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를 다 보고 청도에서 부산으로 내려와야 하는 일정인데 너무 배가 고픈 나머지 어디서 밥을 먹어야 하나 싶은 모녀
이때다 싶어서 근처 맛집을 수소문하기 위해서 직원분께 여쭈어 봤더니 근처 구내식당이 아주 맛있다고 추천해 주셨다. 단, 11시부터 한다고 하는데 한 7분가량 시간이 남아서 화장실 갔다가 근처를 배회하기로 하고 살살 걸어갔다.
요렇게 생긴 입구의 바로 맞은 편에 빨간 지붕의 집이 구내식당이라고 했는데.. 바로 맞은편의 빨간 지붕의 집은.. 이거밖에 없는데??
설마 여기?? 하고 조심스레 들어갔던건 비밀..
입구에는 키오스크가 있는데 한의원 내부에도 착한 백반이라고 해서 착한 매점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 안내 프린트가 곳곳에 붙어 있었던 것은 비밀.. 어째 나만 본 것도 좀 웃기다. 내가 생각했던 집과는 조금 달라서 긴가 민가 했던 건 것은 비밀이다.
탁트인 공간에 뷔페식으로 되어 있고 뒤에는 입석 좌석이 쫙 깔려 있었고 테이블마다 휴지와 물티슈가 배치되어 있었고 사장님 한분과 배식을 도와주고 설거지를 도와주는 분 한분이 다 인 듯했다. 구내식당이라서 그런가 간판은 없었지만 굉장히 맛집의 포스가 느껴지는 식단에 엄마와 나는 눈이 돌아가서 밥을 엄청 챙겨 왔었다.
저기 김밥을 제외하고는 모든 반찬을 조금씩 챙겨온 나와 쌈이 있는 걸 보고는 고기를 엄청 챙겨 온 엄마와 둘이서 야무지게 보리밥에 쌈 싸가면서 맛나게 먹었다. 잘 안 먹던 두부조림도 나름 챙겨 와서 야무지게 먹었다.
건너편은 엄마의 식판, 나의 식판과는 굉장히 다른 구성인게 너무 웃겼다. 처음 내가 일했던 곳이 단체금식소였는데 웬만한 구내식당들이 맛있는 곳이 많다. 그래서 어딜 가면 그곳의 구내식당을 주로 이용하는 편인데 요기는 금액도 저렴하고 사장님의 말로는 한의원에서 쓰는 약초들도 한의원 뒤에서 직접 재배하고 쓰는 채소들도 직접 다 키우는 것 같다는 말에 상추쌈도 엄청 먹었다. 덕분에 부산 오는 길에 졸면서 엄마가 운전하는데 졸면 눈치 보이니까 셀프로 뺨을 때려가며 잠을 깨려고 했으나 결국 꾸벅꾸벅 졸아서 청도에서 진영, 밀양구간에서 엄마가 길을 헤맸다는 슬픈 이야기가 있다. 아니.. 내비게이션에 입력해 줬으면 안내하는 대로 가는 게 힘든가 보다..ㅠㅠ 잠들어 버린 내가 죄인이지.. 뭐..ㅠ
집으로 오는 길이 너무 힘들어서 엄마가 다시 방문해서 진찰을 할 엄두가 안 난다고 하지만, 식당에서 밥도 맛있었고 직원분들의 응대가 너무 좋아서 다시 방문하고 싶다고 했다. 출근해서 식당이야기 했더니 사장님은 못 가봤다고 하신다. 난 반대로 사장님이 구경 갔던 한의원 뒤의 약초원은 못 가봤다. 얼핏 보면 어린이집 같으면서도 요양원 같기도 하고.. 묘한 매력이 있는 곳인 거 같다. 사장님도 누구 소개로 가게 되었다고 하셨는데.. 일단 직원식당밥이 너무 맛있어서 요 며칠 계속 생각이 날 거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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