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면서 우리는 종종 의미 있고 합리적인 지혜를 기반으로 '응답'하는 대신 생각 없이 순간적으로 '반응'한다. 반응은 순전히 본능에 따르는 즉각적인 행동이고, 응답은 잠시 멈춰 지혜와 경험으로 판단한 다음 신중하게 보는 행동이다. 응답하는 대신 반응할 때 우리는 좋지 않은 결정을 내리게 된다. 그 때문에 우리는 몇 달 혹은 그 이상 괴로움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반응하지 않고 응답할 때 현명한 선택을 할 가능성이 훨씬 커지고 반대로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은 줄어든다.
인생과 일, 인간관계에서 즉각적인 반응이 우리를 곤경에 빠뜨렸던 때와 좀 더 신중한 응답이 이로웠을 때가 있을 것이다. 본능에 따라 반응하지 마라. 뛰어난 창의적 작업은 지혜와 경험을 기반으로 응답할때 탄생한다. 당신은 주로 응답하는가, 반응하는가? 어떻게 하면 즉각적인 반응 대신 신중한 응답을 할 수 있을까?
부끄럽지만 나는 반응을 하는 사람이었다. 명분은 점심시간에 식당에서 혼자 근무하면 바쁘다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실수를 해놓고도 화를 내니까 사과해야지 하는 형식적인 반응이 나도 모르게 몸에 배어 나오기도 했었다. 아차 했던 순간이 있었다. 한 손님이 '근데 왜 영혼 없는 사과를 하세요? 좀 영혼을 담아서 사과할 수는 없어요?'라는 피드백을 받았었다. 그때 당시에는 감정적으로 받아들였었다. '뭐 그럼 무릎이라도 꿇으라는 건가?'라는 생각이 안 들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내 딴에는 진심 어린 말이었는데 왜?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때 12시 30분쯤 항의전화가 들어와서는 거의 15분 넘게 전화에 시달려서 사실 나도 감정적으로 그만 좀 하지 라는 생각이 은연중에 들었다.
결국 바쁜데 계속 영혼없는 사과운운해서 도저히 안되어서 사장님께 토스하고 나머지 손님들을 응대하고 바쁘게 마무리를 했었다. 사장님께서도 한동안 시달렸었다고 했었다. 뭐 때문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주문이 밀려서 오래 걸렸거나 메뉴 하나가 누락이 되어서 최대한 빨리 보내주겠다는 내용이었던 거 같은데 명확하진 않다. 두고두고 찝찝하게 화장실에서 볼일보고 안 닦은 것처럼, 불닭볶음면 먹고 물을 못 마셔서 입이 텁텁한 것처럼 찝찝함을 늘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또 다른 사고를 쳐서 다른 손님에게 전화가 왔었다. 그때는 바쁜 상황이 아니어서 내막을 듣고 중간중간 추임새도 넣어가면서 정말 죄송함을 거듭 사과했다. 누락된 메뉴를 가져다 줄지, 차액만큼 환불을 요구하는지 물어보고 내선에서 당장 해줄 수 있는 건 누락된 메뉴를 보내는데 10분 걸리고, 차액을 보내는 건 당장은 안되고 오늘 안에 해결은 해줄 수 있다고 안내했더니 계좌번호를 문자로 보내준다고 해서 휴대폰이 없다고 하고(개인번호니까) 내가 받아 적겠다고 해서 받아 적고 사장님께 보고 후에 차액을 보낸 적이 있다.
그때 그 손님은 명확한 사과와 완전한 해결책 1안과 2안을 받고 해결하는데 대략 어느정도 걸린다고 명확히 안내를 받아서일까 아니면 내 목소리에 조금은 영혼이 담겨서일까.. 알 수는 없지만 조금은 목소리가 누그러진 채로 통화가 종료가 되었다. 그때 들었다.. 여태껏 어쩌면 내가 응답한 게 아니라 그냥 반응하여 살아온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인 통보를 했던 게 아닐까.. 일단 사고를 안치는 게 가장 좋지만 나도 인간인지라 조심하지만 한 달에 한두 건은 나온다. 명확한 사과 후에 상대방이 요구하는 바에서 수용가능한 부분을 듣고 서로 협의를 거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당황해서 목소리도 말투도 뚝딱이가 되는데.. 영혼이 없는 게 아니라 나간 거라고 말할 수도 없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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