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과정에서 여유가 거의 없는 아주 빽빽한 마감시간에 모든 걸 해내려는 건 농구에서 슛을 직선으로 쏘는 것과 같다. 농구에서 크게 포물선을 그린 슛은 높은 각도에서 골대에 접근해 공이 들어갈 원의 크기가 커져 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골, 즉 성공하기 위해서는 모든 게 완벽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융통성이 있는 일정에서는 깊게 생각하고 여유 있게 처리하며 수정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 작은 차질이 있어도 일을 제대로 해낼 수 있다. 높은 각도에서 골대에 접근하는 것이다.
최종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생각하고 처리하고 실험할 여유를 일정에 포함하라. 현재 진행중인 작업에서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포물선은 무엇인가? 어떻게 포물선을 크게 만들 수 있는가?
내가 생각하는 포물선은 준비성과 메모하는 습관이다. 과거 학교다닐때에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레포트나 숙제가 생기면 꼭 그날 숙제를 시작하곤 했었다. 나는 일을 시작하면 오래 걸리고 진행속도가 느리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초등학교생때에는 그림일기나 관찰일기를 미리 썼다가 엄마에게 호되게 혼나기도 했었다. 뭔가 미리 해놓고 팅가 팅가 노는 게 마음 편하다는 걸 미리 알았던 게 아닐까.. 나중에는 요령이 생겨서 날씨만 수정하고 제출하기도 했었다. 대학생때는 통학하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어서(왕복 네 시간에서 네 시간 반 - 중간에 터널이 있었는데 터널에서 늘 안 움직였었다..ㅠㅠ) 미리 학교에서 과제를 하고 출발해 놓고 학교에 두고 와서 버스 안에서 백업으로 하기도 했었다.
또 다른 포물선은 메모하는 습관이다. 지금은 6년차가 매일 메모를 하진 않지만 긴급한 전화나 중요한 문의사항을 듣는 경우는 간단한 메모를 지금도 한다. 또, 매달 새로운 메뉴가 나오면 간단하게 알아보기 쉽게 크게 적어서 (근무하는 사장님이나 사장님 어머님이 노안으로 글이 잘 안 보여서 크게 적음) 붙여놓기도 한다. 잘 들어오지 않는 상품권이나 모바일 기프트콘인 경우 결제하는 경로 등을 적어놓기도 한다. 내가 메모를 잘 이용하게 된 계기는 예전 근무지였던 레스토랑에서 일 배울 때 메모했던 것들을 지금 직장에서 처음 적응할 때 요긴하게 써먹으면서 많이 느꼈었기 때문이다. (동선을 짧게 일하는 법, 주문서 똑바로 읽는 법, 어떻게 일하는 게 좀 더 효율적인지 노하우 등을 메모하기도 했었음) 사수의 말토시 하나하나 다 받아 적으니까 사수였던 동생이 누님은 일을 못해서 혼내려다가도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안쓰럽다 싶어서 일을 도와주게 된다. 어디 가서도 잘 살 거 같다고 위안을 해주곤 했었다. (실제 막내들이 하는 아침 점심 저녁밥 담당을 이 사수가 대신했었다. 손질이라도 도와주려고 하면 너무 피곤해 보인다고 좀 들어가서 쉬어라고 배려를 해줬었다..ㅠㅠ )
실제 손으로 메모를 하게 되면 더 머릿속에 기억이 많이 남고, 가끔 지금 직장에서 사장님이 예전에 OO했었다. 라고 하면 그때 제가 실수해서 이렇게 마무리했었던 게 생각난다라고 이야기 하면 어떻게 그렇게 자세히 기억하냐고 신기해하셨다. 어떻게 기억하긴요.. 실수하면서 아.. 진짜 X 됐다고 그때 생각했는걸요...(사실 씩 웃고 속으로만 생각한다. 이성이 아직 남아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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