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느끼는 나의 모자란 모먼트와 의외의 계획적인 모습이 찰나의 순간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무슨 말이냐면.. 같은 사람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때가 있다는 소리이다. 철저한 집순이인 나로서는 한번 밖을 나가면 모든 일을 처리하고 싶은 욕구가 많다. 하지만 최대한 행동반경을 좁혀서 움직이는 편이다. 어느 정도냐면 출근해서 퇴근할 때 장을 보고 들어오는 길에 은행을 들리고, 집에 와서는 분리수거나 쓰레기를 동시에 해결하는 편이다. 조금 기력이 있을 때는 큰 마트에 가서 한 달 치 장까지 보고 들어온다. 온전히 쉬는 날은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겠다는 굳건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
요 몇일 벼르고 벼르다가 명절에 받은 보너스(라고 하기에는 떡 제팩 정도 살 수 있는 돈이지만..)를 현금으로 받아서 입금을 하려고 했다. 진짜 오래간만에 현금을 만져본다. 사실 돈을 가지고 있으면 어떻게든 쓰는 사람이기 때문에 웬만하면 받으면 바로 은행에 가서 넣는다. 그러나 버스.. 은행이 이사를 갔네??;;;
퇴근길에 집가는 방향에 ATM기계가 셋이나 있다. 하나는 편의점입구인데 오들오들 떨고 너무 편의점 입구랑 붙어 있어 괜히 편의점 주인분과 눈치싸움을 하는 느낌이라 패스.. 나머지는 기업은행인데 통장이 없어서 패스... 월급도 받고 이사 가버린 나쁜 은행(?)인 국민은행 기계를 이용하기로... 의외로 핫플레이스라서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내 앞에 두 명 내 뒤에 세명이나 있다. 기기가 하나 더 있으면 좋을 거 같기도 한데... 내가 설치할 것 아니니까 그냥 가만히 있는 걸로...
뒤에 사람이 기다려서 급하게 후다 닥닥 찍었는데.. 응?? 무통장 입금이 없다?? 그렇다. 아주 간이 크게도 통장도 카드도 안 가지고 와서는 입금하려고 한 죄가 크다... (사실 은행 내부 ATM기계나 인터넷에 찾아보니 몇 기기에는 무통장 입금 버튼이 있다..ㅠ) 혹시 입금 눌리면 있나 싶어 눌렀더니 진짜 없다?? 이런 당황스러운... 결국 좌절해서 자책하며 터덜터덜 집에 오는데 결국 입금을 하긴 했다.
예전에 엄마가 신분증도 없이 딸랑 휴대폰만 들고 다니는 나를 보고 너 그러다가 무슨 일 생겨서 니 신원 모르면 어쩌려고 그러냐고 잔소리를 해서 가방 어딘가에 카드지갑을 넣은 기억이 있어서 탈탈 털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가방 바닥면에서 카드지갑이 나왔다. (이름답게 순전히 카드만 수납이 가능한 용도임) 나름 쇼핑으로 막 지를까 봐 나름 숨긴다고 숨겼던 거 같은데 너무 잘 숨겨서 까맣게 잊고 있었던 나란 사람.. 결국 오늘의 할 일이었던 현금 입금하기는 성공하긴 했지만 찝찝하구먼..
사실 사진 속에 살짝 나온 백팩을 주로 메고 다니는데 혹시나 해서 가지고 다니지만 안 쓰는 우산 겸 양산, 발토시보관용 가방이자 퇴근 후 장보고 쓰는 장바구니 대용으로 쓰고 있다. 뭔가 계획적인 거 같은데... 가방에 우산 있는 거 모르고 몇 년간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맞고 다닌 나란 사람...;; 인간적인 걸로 하자..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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