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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s 24 - 25 일상

24.01.11. 따수운 충전(feat. 곰국)

hello :-) 2024. 1. 1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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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따수운 충전을 받았다. 사실 원래라면 매주 수요일이 쉬는 날이다. (원래는 한 달에 4번 쉬는데 매번 말하기 귀찮아서 걍 목요일에 쉴게요 했다가 물류 오는 날이 변동되면서- 화목토에서 월수금으로 변동- 쉬는 날을 목요일에서 수요일로 변동했다.) 1월은 수요일이 다섯 번 있어 바쁜 시기에 근무하고 조금 한가해질 때 쉬자 싶어서 이번주는 근무를 했다. 사실 주 6일 근무하나 주 7일 근무하나 별 차이가 없다. 아침에 늘어지게 자고 쉬는 날 하루종일 잔다는 것 말고는...

 요즘에는 운동이라고 매일 실내자전거 50분 탄다고 쉬는 날에도 그렇게 병든 늙은 닭처럼 잠들지는 않고 나름 알차게 책을 보거나 산책을 다니거나 하는 걸로 시간을 보내곤 하지만.. 보통 산책코스에 직장으로의 출퇴근이 포함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걸어서 15분 뛰어서는 9분 거리다 보니... (어쩌다 보니 사장님보다 더 가까운데 사는 직원..ㅎㅎ)

 1월과 8월은 평상시보다 서네 배 바쁜 편에 속해서 재료준비를 많이 하고 와다다다 들이닥치는 편이라서 미리미리 준비를 양껏 많이 하는 편이다. 그래도 전날 오늘 물류 올 거 생각해서 미리 큰일을 해놔서 룰루랄라 출근했다가 선물을 발견했다. 

 사장님 어머니께서 오후에 근무하시는데 얼마 전 곰솥에다가 사골국을 끓여놓은 것을 사장님 모르게 매장의 가장 시원한 곳에 통째로 은닉해 드렸는데.. 내 몫이라고 한입 맛보라도 덜어놓고 꼭 먹으라고 메모지를 붙여 놓은 거 보고 감동... 사실 뭐 해 먹으라고 재료나 간식거리 놔두셔도 손을 못 대는 게 바쁜 점심시간이 낀 근무시간에 진짜 바쁘면 밥한술 못 먹고 퇴근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손대는 게 맞는 건가 싶은 생각에 원래 자리에 놔두거나 손대지 않고 잘 보이는 곳에 둔다. 사장님 어머니께서 연세가 있으셔서 건망증으로 가끔 세일코너에서 싸게 산 우유를 놔두고 퇴근하시는 경우가 종종 있어 은닉하는 기술이 나도 늘었다..ㅎㅎ 

 최근에 뵈었을 때는 오른손이 골절되었다고 해서 그 손 낫기 전까지 재료준비나 손질은 아침반인 내가 도맡아서 하다가 아예 끌고 올라왔는데.. 아침에 물류체크, 정리, 양파 까고, 밥하고, 고기 볶으면서 세팅하고, 치커리손질하고(이건 어제함) 메뉴마다 들어갈 재료 소분하고 오픈준비하고.. 특히 오늘의 경우는 내가 근무한다고는 생각 안 하고 사장님이 물류를 한가득 시키는 바람에 재료를 테트리스 맞추듯이 냉장고에 넣어야 했던 고강도 스킬이 필요했었다. (사장님 피셜인데 난 그냥 대충 때려 넣음...)

 시상에 우리 엄마도 안 끓여주는 곰국을 무려 7년 만에 맛보다니.. 고기도 한가득 있어서 갬 동이었다.. 사장님 어머님께 감사히 잘 먹었다는 말을 전달해야 하는데 근무시간이 엇갈린다. 나는 3시 퇴근이고 어머님은 4시에 출근.. 조만간 좋아하실 초콜릿 아이스크림 사서 잘 먹었다고 인사드려야겠다.. 양도 많아서 아침 점심 나눠서 두 그릇 후딱 먹고 그릇 씻어놨다.. ㅠㅠ 실수로 소금을 엎어서 조금 짰지만 밥 말아서 든든히 아침을 해결해서 진짜 이번주 최고매출을 찍었다...+_+

 근무하는 매장 앞에서 요구르트 판매하는 어머님께서 키오스에서 헤매고 계시길래 마침 눈이 마주쳐서 (단골손님이심) 메뉴 대신 주문 받아들였더니 고맙다고 하셔서 아니라고 아니라고 말씀드렸는데도 커피 한잔 사주신대서 뜨거운 거? 아이스? 하셔서 아이스로 부탁드렸다. 아메리는 아이스라고... (사실 믹스커피도 얼음 때려 넣고 원샷으로 마신다. 술은 원샷 못 마시면서..) 진짜 늘 느끼는 거지만 남이 사주는 커피가 최고라는 거...ㅋㅋㅋ  사장님께 자랑했더니 어떻게 해면 자주 손님들한테 얻어 마시냐고 신기해하심.. 음.. 제가 사람을 잘 기억해요.. 사장님 왈.. 그거 난 안 되는 거네...라고 하셔서 빵 터졌다. 

 오늘 흡사 이런 모습으로 하얗게 불태웠다. 주문서 처리하고 착착착 붙여서 이거는 이거랑 나가야 됩니다라고 탁탁 이야기하면서 사장님 콜라 꺼내오세요 요거랑 같이 배달 가야 되요라고 본의 아니게 일시 켰음... 안 그러면 바쁜 와중에 콜라 들고 사과하러 가야 할 사장님을 구해야 하기 때문... 사실 극 I 성향인 내가 그것도 서비스직종에서 오래 근무하는 게 쉽지는 않다. 기 빨려서 후 달릴 때가 종종 있는데 요런 소소한 이벤트에 힘내기도 하고 실제 힘나기도 하고 든든해지는 기분이다. 내편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에 나도 누군가에게 좀 더 친절해지고 더럽고 모난 성격이 조금은 둥글어지는 거 같다. 아직 갈길이 구만리지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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