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말들 중에서 개똥도 쓸데가 있다던데 라는 속담을 자주 쓰곤 했다.
사실 성향상 잘 버리지 못하는 성격 탓에 많이이고 지고 사는데 가장 큰 이유는 저 잡동사니들 중에서 언젠가 쓸만한 게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더 그런 거 같다. 오늘은 쓸모까지는 모르겠지만 어찌 되었건 돌고 도는 취향덕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일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실 요즘 자주 들여다보고 바라보는 가장 탐나는 물건중에 하나였던 가죽 수첩, 가죽 다이어리인데..
아마도 길들여져서 반짝반짝 광이 나는것에 동경을 하는 거 같다. 트레블러스 노트라고도 하고 줄여서 트노라고 부르는데 처음 내가 이노트를 접한 건.. 예전에 JTBC에서 방영했던 정재일 님과 박효신 님이 출연한 예능(이라고 해야 할지 다큐라고 해할지..) 너의 노래는 에서 박효신 님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그 구도에서 나온 기다란 사각형 물체가 너무 탐이 나서 폭풍검색했더니 요 수첩인 듯했었다.
작은 사이즈도 큰사이즈도 탐이 나서 검색을 하다 보니 금액대가 높아서 어쩌나 하는데 갑자기 익숙한 느낌이 들어서 집을 뒤지다 보니까 엇.. 네 개나 이미 있었네;;;
작은건 여권사이즈인데 두 개는 생활흠집이 많아도 멀쩡했는데 큰 사이즈인 카멜과 블랙은 둘 다 곰팡이가 심하게 나서 어떻게 해야 하나 했다가 (촬영을 하려다가 너무 상태가 심해서 복구한 사진만 올려본다) 인터넷 검색해서 물 묻은 헝겊으로 조심스레 닦아내고 가죽 세정제와 가죽에센스를 구매해서 헝겊에 미리 묻혀서 살살 닦아냈다.
가죽세정제로 두번 닦아내고(카멜 색상이 워낙 끔찍해서 먼저 두 번 했었음) 바짝 말린 후 오늘 가죽 에센스를 전체적으로 도포했더니 촉촉하니 잘 머금었다.
블랙의 경우는 이미 표지가 갈라지고 엉망이었는데 혹시 몰라서 세정제로 닦아내고 가죽 에센스로 도포해서 갈라진 부분이 조금 티가 덜 나게 되었다.
속지가 비싸서 아마 2019년 이후에 방치했던거 같다. 게다가 각종 한일관계등을 문제로 나름으로 불매운동을 하느라고 마침 속지를 사야 했던 상황이라서 이참에 다른 브랜드로 갈아탔었다. 그러다 취향에 안 맞아서 안 썼던 도트무늬의 속지가 추가로 책상 서랍 구석에서 나왔었다. 버리지 않아서 거의 몇 년 만에 햇볕을 보게 되었네.. ㅡ.,ㅡ;;;
참고로 카멜에 부착되어 있는 내지가 자본으로 한번에 잘라낸 속지인데.. 검은색에 끼여 있는 속지는 오늘 오전에 수동으로 잘랐던 속지다. 아무래도 자본주의가 좋긴 좋네 싶다..
속지가 삐져나오기도 하고 너무 많이 잘라내서 파먹은것 처럼 나왔는데..;; 집에서 놀고 있던 A5사이즈의 노트를 각각 4cm를 잘라내니까 사이즈가 딱 맞다. 문제는 깔끔하지 못한 게 자꾸 눈에 거슬린다는 거.. 어차피 나만 볼 건데 나만 흐린 눈 하면 개이득 아닌가 싶어서 모르쇠 하고 있다. 언젠가는 절단기를 구해서 깔끔하게 자르고 싶다..격하게....
처음엔 NO재팬이라고 해서 불매운동을 했었고 하고 있다. 누가 알아주든 말든.. 하지만 이미 산건 요긴하게 쓰는 센스는 없었던 과거의 나때문에 멀쩡했던 가죽제품이 곰팡이가 펴서 버려질뻔했다. 사실 돈 주고 살 때 비싸게 주고 산 것이 한몫했지만.. 더 이상 소비하지 않고 알아서 있는 건 써먹는 센스를 발휘해야겠다고 생각을 해본다. 이럴 때는 또 버리지 못하고 몇 년씩 가지고 있다가 계속 가지고 있는 것이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두 제품 모두 2019년도에 구입했다.)
아마도 빈티지한 취향으로 꾸미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깔끔하고 꾸미기 귀찮아 하는 성향덕에 버거워했었던 게 아닐까 싶다. 지금도 그렇지만 메모를 하고 기록을 하는 과정보다는 기록이 완성된 모습, 다 채운 모습, 반짝반짝 길들여 나가는 과정보다 길들여진 모습을 좋아한 게 아닐까 싶다. 지금이라도 알았으니까 앞으로 더 이상 구입하지는 않고 이미 산거 두고두고 아끼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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