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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09.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말의 함정

hello :-) 2023. 7. 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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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아이에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이야기 중 매우 위험한 서사가 잇다. 그것은 우리 사회에서 불안의 전염병을 퍼뜨리고 있다. 

"너는 네가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어"

아이들이 꿈을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려는 조언임은 잘 알지만, 사실 이 말은 진실이 아니다. 아무리 연습해도 키 170cm 소년이 NBA에 진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극히 드물고 운동능력이 특출 나게 뛰어난 극소수의 살마만 성취할 수 있다. 그 외 록스타, 인기 영화배우, 문단의 거물이 될 가능성도 마찬가지로 매우 드물다. 이런 조언의 문제는 과정이 아닌 최종 결과에만 집중한다는 점이다. 그것에 어떻게 갈지 보다 마지막에 어디에서 끝날 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결과에만 집중한다면 점점 자신의 꿈이 시야에서 멀어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환멸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자리에 합당한 사람이 돼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면 어떤 시긍로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무언가를 달성하는데 집중하지 말고 능력을 계발하는데 집중하라. 다른 사람이 당신을 주목하지 않을까 봐 걱정하지 ㅁ라고 주목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을 만드는데 집중하라. 

도착지가 아닌 성장과 발전에 관한 서사를 믿어라. 

어떻게 당신의 서사를 결과가 중심이 아닌 과정 중심으로 전환할 수 있을까?

사실 어렸을때 꿈은 제복을 입는 사람이 꿈이었다. 막연하게 의사나 간호사가 꿈이었는데 그때는 몰랐지.. 공부를 잘해야 하는지, 막대한 공부의 양을.. 알았다면 공부를 열심히 했을지도 모르겠다. 좋아하는 과목은 미친 듯이 파고드는 외골수 성향이 있었으니까.. 

그다음에 가졌던 꿈은 역사학자였는데.. 기록을 찾아보려면 한문을 잘 모르는데 그리고 먹고살기 힘들 거 같고, 내가 어떻게 누구 앞에서 그리 칠지 머릿속에서 그려지지가 않았다. 누구 앞에 나서는 성격이 아닌 것도 한몫하기도 했었고.. 

 그러다가 어영부영하고서 고3이 되었는데 당장에 꿈이 없고 목표가 없으니 술에 물탄듯 물에 술 탄 듯 흐지부지 살았다. 그러다 보니 당장 뭘 해야겠다는 마음도 없었고.. (지금과 다르게 그때는 계획에 ㄱ 조차도 몰랐었음) 결국에는 엄마가 그냥 남들 가는 대학 가는 걸 목표로 삼아라고 했었다. 막연하게 내가 뭘 하는 것을 좋아하나 생각했었다. 그 당시 잘하는 것이 뭔지 생각하는 건 사치 같았다. 

 그나마 하루중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게 책 보는 거 이외에 주방에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을 기억했었다. 먹기 위해서 사는 나와는 안 맞는.. 살기 위해서 겨우겨우 먹는 엄마의 요리솜씨에 대부분의 끼니를 책임지던 것을 생각해 보니 그나마 괜찮지 않을까 해서 덜컥 진로를 정하고 입학했었다. 사실 입학하고 한해만에 과가 없어질 줄은....=_=;; 복수전공에 부전공으로 그나마 학점을 채워서 편입하지 않고 어떻게 졸업은 했는데 이 길은 내 길이 맞나 라는 생각 없이 진짜 잡히는 대로 일하다 보니 하나는 알게 되었다. 난 사무직에 맞지 않다는 거.. 여러 일을 해보면서 그제야 나라는 사람을 되돌아보고 여유가 생기자 잠시 제쳐놓았던 독서를 하면서 그나마 멀리 보는 눈을 가지려고 했다.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지금 이 행동을 하면 어떤 결과가 따라올건지 생각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경험하고 체험하고 몸으로 굴려보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에야 지나간 인연이지만 전 남자친구이자 학교 선배였던 놈이 200명 삼시 세끼를 책임지는 단체급식에 3일 정도 단기 아르바이트를 제안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나는 요식업에 종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막연하게 요리사 혹은 요식업이라는 그림을 가지고만 있었는데 실제 일해보니까 몸은 고돼도 뿌듯하고 다음날 되려 개운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첫 아르바이트를 힘들게 하다 보니 그 뒤에는 그래도 견딜만했었다. 몸은..

 웃긴게 그놈은 내가 일이 힘들다고 하면서 일 안 하길 바랐는데 경험 후 나의 천직이다 싶어서 중간에 탈주는 있었지만 계속 그쪽에 업을 가지고 있다니 아이러니하다. 

 주변에서 이야기를 해 줄 사람이 있다면 묻고 참고 할 수 있겠지만 부득이하게 그런 인연이 없다면 책이나 체험을 통해서 경험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경험 없이 무엇이든 내가 뜻하는바 다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오만이자 거만한 게 아닌가. 물론 냉정하게 판단해서 내가 그런 자질이 있는지 먼저 판단하고 움직이는 게 더 중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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