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고 만나면 꾸벅 인사하는거라고 학교에서 분명 배우는데 나를 포함해서 다들 학교를 다닌지 오래되어서 그런지 많이들 까먹는거 같기도 하다. 가끔은 이런 기본 생활예절도 꼬꼬마 어린이들에게 배우기도 한다. 예전에 엘리베이터에서 꼬마 친구들을 만났는데 안녕?하고 인사했더니 애기가 쭈뼛 거리길래 쑥쓰러운가보다 했었다. 내릴때 꼬마가 엄마에게 근데 엄마는 왜 인사안해? 라고 하는걸 보고 헙 했던게 기억난다..ㅎ
오늘의 경우는 근무를 하다가 화장실이 급해서 화장실을 가느라고 자동문 문단속을 하고 돌아서는데 초등학교 3~4학년으로 보이는 학생이 정확히 나에게 오더니 90도 꾸벅 인사를 해서 순간 당황했다. 내가 아는 녀석인가? 누구지?? 그러다가 아차 싶어서 두손을 격하게 흔들면서 안녕? 하고 고장난 인사를 했다.
그렇다. 내가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인사하는게 당연한것임을 나조차도 잊고 있었다. 근무하다가 바쁘거나 정신 없을때를 제외하고는 웬만하면 드나드는 사람들에게 안녕히 가세요라던가 안녕하세요 라고 하던가 인사를 하면 두 종류의 사람으로 나뉜다. 인사를 하는 사람.. 쑥쓰러운지 혹은 민망한지 작지만 아 예 혹은 안녕하세요~ 라고 답인사까지.. 보통은 답인사 해주시는 분들은 날이 덥다는둥 햇볕이 좋다는둥 스몰토크도 곁들여서 하는 분들이 있다. 가끔 스몰토크도 하고 혼자 근무할때는 소소한 서비스도 챙겨드리곤 한다.
그리고 묵묵 부답으로 아는척 하지말그라 하는 파로 나뉘는것 같다. 심지어 주문하겠냐고 하고도 말이 없어서 쳐다보면 민망해서인지 굳이 전화 통화를 시작하는경우도 종종 있다. 요즘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그냥 근무하러 들어와버린다. 급하면 키오스로 주문하겠지 싶기도 하고.. 처음에 배달 기사님들은 내가 너무 하이톤으로 인사를 하는데다가 빠른속도로 거의 속사포로 인사하는 속도때문에 답인사도 못하셨는데 요즘은 쩌렁저렁 인사를 하고 들어오신다..ㅋㅋ 아마도 내적으로 목소리 배틀을 시작하셨나보다..ㅎㅎ 솔톤 (도레미파솔쏠~~!!)을 넘어서 시톤으로 잘부탁 드려요!!! (정상에서 야호 외치듯) 라고 외치는데 최근 한 기사님도 안녕하세욥!! 하고 인사해주신다.. 덕분에 서로 키득키득 웃기도 하는..ㅎㅎ
화장실 가느라고 만난 꼬마친구녀석 덕에 남이사 인사를 받든 말든 크게 인사하고 다녀야겠다고 다시 초심을 바로 잡았다. 퇴근후 집에 오는길에 엘리베이터에서 택배기사님을 만났는데 뻘쭘하셨는지 택배들을 다시 쳐다보시길래 우렁차게 조심히 가세요!! 라고 인사했더니 아이쿠 감사합니다!! 라고 외쳐주셨다..ㅎ 다음에 그 꼬마녀석 울 가게 오면 서비스줘야겠다. 근데 내가 기억을 해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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