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하루를 정리하자면 있었는데 없어졌습니다라고 할 수 있다.
주말이다 보니까 배민으로 배달과 주문과 전화주문이 밀리기 시작해서 조금 텀을 두고 시간을 안내하곤 했다. 사실 주말에는 한 사람이 메뉴 여러 개를 시키다 보니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조금 예민해지고 하고 배민의 포장의 경우 평상시보다 좀 더 꼼꼼히 검수를 한다. 혹시라도 메뉴가 바뀌어서 잘못 들고 가면 다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ㅎㄷㄷㄷ
주문이 전화주문 두건 배민 포장 주문이 세건이 있는데 그중에 배민 포장 두건에 전화주문 두건이 완성된 시점에 사건이 일어났었다. 고등학생에서 20대로 보이는 남자가 힐끗 거리고 있길래 찾으러 왔냐고 물어봤는데 대꾸가 없었다. 그때 살짝 마음의 준비를 한 상태였다.
주문 찾으러 왔느냐니까 패스 오더 어쩌고라고 해서 내가 못 알아들어서 눼에?? 라고 하면서 혹시 주문한 메뉴가 뭐냐고 했더니 자꾸 패스 오더 어쩌고 하길래 메뉴가 확인이 안되면 줄 수 없다고 메뉴를 확인해 보라고 했더니 밥 찾으러 왔다고 해서 메뉴 주문했다는 캡처본 이나 주문내역을 확인할 것들을 지참해달라고 했더니 갑자기 사라졌다.
잠시 후 50대로 보이는 여성이 씩씩거리면서 오더니 네가 뭔데 왜 안주냐고 이야기해서 차분하게 뭐 주문한 거냐고 했더니 버럭버럭 이야기했다. 나도 할 말은 해야겠다 싶어서 메뉴가 확인이 안되는데 어떻게 주냐고 했더니 아들이 이야기했는데 안 주더라고 이야기해서 메뉴가 확인이 안되어서 못 준거다 했다. (이 아줌마가 오기 전에 두 사람이 찾으러 왔는데 둘 다 주문한 내역이 보이는 앱을 실행하거나 엄마가 주문한 내역을 카톡으로 캡처 본을 받은 초등학생이 보여주고 찾아갔었다) 자기 아들 기죽이게 왜 바로바로 안주냐고 해서 어이가 없어서 말이 없어질 뻔했지만 이때 아니면 (그렇게 죽을 기면 없지 않을까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메뉴를 말 안 했다 확인이 안되는데 어떻게 주냐고 했더니 획 낚아채갔다. 어이가 없어서.. =_=;;
그러고 30분 있다가 비슷한 주문이 들어오는데 으잉? 했다. 알고 보니 아들 기죽인다 했던 그 사람이 또 주문한 거다.. 어이가 없는 게 그리 퍼부어놓고는 또 주문하고 싶나 싶기도 하다.. 흠.. 가지고 간다고 해서 기다리라고 해서 맞는지 확인하고 얼굴 확인하고 빤히 쳐다보고 줬다. 나름의 복수.. 자존심이 있었는데 없어졌어요ㅎㅎ
그러고서 바쁘게 일하는데 한 여성분이 또 조심스레 호출이 있어서 의아해서 홀로 나갔더니 아까 과자를 사 갔는데(사간 품목은 다르지만 업종이 스포 될 거 같아서.. 변경했다.) 과자가 없다고 보여줬는데 너무 어이가 없어서 나도 모르게 멍청하게 되물었다. "아무리 요즘 질소 샀더니 과자 준다는데 과자도 없네요.. 아이고 이런.. 같은 걸로 새로 드릴까요?"라고 물었다. 손님도 내 이야기를 듣고는 낄낄 거리며 웃으면서 그러겠다고 해서 새 상품으로 주고 빈 봉지는 받았다.
계속 바빠서 점심도 못 먹고 퇴근 후 집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서 확언 쓰고 나서 책을 읽어야지 하고 볼펜을 잡았는데 반도 못 쓰고 헤벌쭉 하면서 애벌레 글씨를 생산하다가 정신 차리려고 30분만 눈 붙인다고 하고 알람을 맞췄는데 3시간 넘게 자버렸다. 이번 주는 쉬는 날 없이 쭉 근무 중인데 너무 피곤해서 다리에 쥐도 종종 났었는데 딥 슬립을 해버렸다. 충전을 하느라고 여유시간이 엄청 있었는데 없어졌다. 정말 오늘 하루는 있었는데 없어졌어요라는 말이 너무 찰떡같이 어울리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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