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돌아왔다!! 아 그 라고 함은 이분은 어마무시한 분이다. 무려 4년 동안 한 메뉴만 드셨던 한우물 파기의 고수인 분인데 최근에 다른 메뉴를 드셔보시더니 그 메뉴로 거의 6개월째 먹고 계시는 분이다. 차림새를 보아하니 근처 병원에 근무하시는 분 같은데 굉장히 사근사근하시고 친절한 분이시다. 그래서 소아과나 소아청소년과 같이 아이들을 많이 상대하는 의사분이시겠거니 했다.
특히 5개월 전까지는 매일 점심때마다 오셔서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는 잘 질려하는 편이라서 자주 먹는 음식이라고 해도 사소한거라도 변화를 주는 편인데 이분은 그런 거 일절 없이 오리지널(?)로 같은 메뉴를 일주일에 최대 6번까지 드시는 걸 보고는 내가 질려서 가끔 서비스로 계란프라이나 스팸이나 혹은 치킨이나 몰래몰래 더 챙겨드린다.
그러면 한결같이 화사한 미소로 감사하다고 맨날 이야기 해주셔서 괜스레 뿌듯해지는 손님이셨다.
그러다가 5개월전 부터는 병원에서 밥 시킬 때 단체로 시켜서 주말에만 올 거 같다고 미안하다고 이야기하셔서 어우 아니라고 아니라고 잊지 않으시고 찾아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했었다. 사실 아무리 내가 근무한다고 해도 매일매일 같은 메뉴로 식사를 해결하지는 않는 나로서는 (요식업 종사하면서 가장 좋은 건 아무래도 점심이나 아침등 내가 원하면 무료로 밥을 해 먹을 수 있다. 단 매장에 있는 재료로 뭐든 가능. 매장에 없는 메뉴로 해 먹고 싶으면 재료를 사 오면 된다. 몇 안 되는 복지중 하나. ) 정말 매일 같은 메뉴로 쉬는 날 제외하고 비슷한 시간대에 포장해 가는 게 정말 신기했다. ㅎㅎ
그러다가 주말에 오시면 "아고 근무하시나봐요.. "라고 스몰토크 시동을 걸면 해사하게 웃으면서 당직이라고 하셔서.. 그럼 힘내시라고 단가 높은 소시지나 토핑으로 판매 안 하는 신메뉴 건더기(?)를 몰래 넣어드리며 주말 힘내시라고 응원 팍팍드리곤 했다.
아마도 그 5개월동안 병원에서도 같이 음식 시키기에 질렸는지 각자 다시 알아서 챙겨 먹기로 바뀌었단다..ㅎ 그래서 평일에도 자주 올게요라고 오늘 이야기하셔서 나도 언제 진료받으러 갈 테니 주사 잘 놔달라고 했었다.
그런데 반전이... 이 의사분. 나를 진료 할 수 없는 분이셨다. 그 이유는 바로 이분이 진료 보는 분들은 고양이 멍멍이 등 사랑스러운 천사 동물들이었던 것..ㅎ 의사손님분이 순간 너무 당황해서 아.. 사람도 동물이긴 한데..라고 해서 빅 웃음을 주셨다..ㅎㅎ 순간 마스크 너머로 웃음을 참으며 종종 와주시면 아는 얼굴이라서 반갑고 반가워서 웃음 나니까 그걸로도 더한 걸 주셨는데요..라고 포장했다. 몰랐는데 나 포장 장인이 었냐..ㅎㅎ
수의사라는 걸 알게 되니까 그제야 고영희 님의 웃을 때 접히는 눈이 생각나면서 아.. 닮았구나 라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했다. 역시 난 합리화의 달인일쎄..ㅎ 그나저나 뜸했던 손님이 돌아오기도 하고 자주 오던 손님이 이직한다고 그만두기도 하고(올리브영 친절 직원이 5월 8일부로 퇴직했단다.. 아쉬워라..ㅠ) 늘 검정 셔츠만 입었던 손님이 밝은 색 셔츠를 입고 오셔서 나에게 폭풍 칭찬을 듣기도 하고.. 이런 사소한 변화들도 반갑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다. 그나저나 자주 오시면 메뉴는 안 바꾸려나??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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