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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s 22 - 23 일상

23.03.04. 장인정신

by hello :-) 2023.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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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인정신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는 하루였다. 

근무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물류아저씨, 세스코 아저씨, 계란아저씨, 그리고 3개월마다 보는 정수기 아주머니..

© PublicDomainPictures, 출처 Pixabay

 

 사실 정수기 아주머니는 나랑 시간대가 맞지 않아서 거의 뵌 적이 없다. 오후에 내가 퇴근하고 나서 오시는 데다가 텀이 석 달 정도 있다 보니 거의 본 적이 없다고 봐야 할 듯하다. 

 게다가 매장에 정수기를 변경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더 그런 듯하다. 

 점심장사를 모두 치루어 내고 모자란 밥을 한 후 퍼내고 있는데 자그마한 체구의 한 중년여성이 다가오셨다. 손님인 줄 알고 다가갔는데 알고 보니 정수기를 담당하는 분이었다. 각종 장비를 가지고 오셔서 뒤늦게 알아챘다. 갑자기 빠르게 정수기를 뚝딱 해체하시더니 어떤 마개 뚜껑을 열더니 호수를 연결하고 물을 빼내시면서 아랫부분을 떼서는 항균 행주로 쓱싹 닦아내고는 쓱싹 닦아내시고 전문 장비를 꺼내더니 물을 받는 입구 부분을 쓱싹 닦아 내셨다. 홀린 듯이 서서 구경하고 있었다. 

 한 10분이 넘었나 너무 집중해서 쳐다보고 있었는가 아주머니께서 흠짓 놀라시면서 긴장하시는 게 느껴졌다. (아마도 부담스러웠을듯..ㅎㅎ)

© topview, 출처 Pixabay

"아.. 혹시 뭐 도와드릴 부분 없다 보고 있는데 되게 손끝이 야무지시네요.. 홀린듯이 봤어요.. "

 라고 이야기 했더니 쑥쓰러워 하시면서 일한 지 16년이 되다 보니 다른 데 갈 곳도 없고 일하는데 정수기 관리하는 것도 기술직이라면서 식당에서 능숙하게 음식 만드는 것과 같다고 사장님이 능숙하게 음식 만드는 것과 같다고 하셨다. 

  "와.. 16년이라니 존경스럽네요.. 전 여기 5년 근무했는데 한 직장에 오래 근무하시다니 멋집니다.. "

 라고 인사를 건넸다. 꼼꼼하게 정수기 뒷부분도 닦아주고, 청소후에도 냉수 온수 다 들어오는지 확인도 해주고 마지막 체크도 해주시면서 사촌동생이 요식업 하다가 접었는데 컴플레인 때문에 상담까지 받을 정도로 스트레스받던데라고 이야기 하시면서 위로 아닌 위로도 해주셨다. 

 물론, 잠깐 짬으로 최근에 겪었던 진상 이야기도 해주셨다.. 실컷 관리 해주고 두 달 쓰고는 마음에 안 든다고 전액 환불요청해서 마음고생한 적 있다고.. 요즘 사람들이 예민해서 힘에 부치는데 요식업이라니 대단하다고 해주셨다. 

© testalizeme, 출처 Unsplash

그래도 나는 한곳에 있지만 돌아다니면서 무거운 장비로 점검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16년이라니 멋지다고 해드렸다. 디테일하게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꼭꼭 꼭 인사드렸다. 

 사실 작년 가을이었나 여름쯤에 정수기 필터로 다른 브랜드의 정수기 관리하는 분이 강매 비슷하게 해서 사장님이 지금의 관리 해주는 이모분으로 변경했었다. 항상 관리 후에 온수나 냉수 부분 체크를 해주지 않으셔서 믹스커피를 탔는데 찬물이었다던가.. 찬물 마시려고 물 받았는데 미지근한 정수였다던가 하는 부분이 있었다. 

 마지막에 조심해서 가시라고 인사했더니 작은 행주 하나를 주면서 윗부분에 먼지 안쌓이게 잊을 때쯤 한번 닦아주면 좋을 거 같다고 가시면서 두 주먹 불끈 쥐고서 파이팅이라고 외쳐주고 가셨다. 

© Clker-Free-Vector-Images, 출처 Pixabay

 사실 서비스직종이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데 퇴근후 집에 와서 저녁을 먹으면 세상 그렇게 졸리기도 하고 먹어도 먹어도 허기가 지기도 하다. 가끔 왜 이렇게 많이 먹냐고 구박 아닌 구박을 받기도 한다.(나는 그런 거에 꺾이지 않아!!) 과연 16년을 근무하면서 그렇게 맑은 미소를 지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절로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분이었다. 우리 3개월 뒤에 다시 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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