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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s 22 - 23 일상

23.03.02. 강한 사람

hello :-) 2023. 3. 2.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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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강한 사람을 보았다. 계속 눈길이 가서 한참을 그 사람 뒤를 바라보게 되었다. 비록 실례임을 알지만..

굉장히 표정이 밝고 화사한 한 중년 여성분과 그녀의 자녀로 보이는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아이 둘이었다.

그 여성분은 함박 미소를 지으면서 길을 건너는 나와 마주 서서 오고 있는 도중이었는데 한 손에는 장바구니와 한 손에는 본인보다 머리 하나 더 큰 아이의 손을 잡고 가고 있었다. 

© mannyb, 출처 Unsplash

 사람을 유심히 관찰하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 아이를 마주 보고서 살짝 당황하기도 했지만 티를 내지는 않았다. 다운증후군인지 자폐인지 알 수 없지만 살짝 어눌한 말투로 조잘조잘 말하는 아이의 표정도 한없이 밝았다. 

 사실  우리 동네에는 장애 아동을 위한 학교가 하나 있다. 집에서 걸어서는 조금 거리가 멀지만 중학교 바로 옆에 특수 학교가 있다. 그래서 심심치 않게 장애 아동이 동네에서 목격이 되곤 한다. 종종 근무하는 매장에 주문하러 오기도 하고, 길을 건너는 도중이나 동네 마트에서도 많이 발견이 되곤 한다. 

© 1095178, 출처 Pixabay

 해맑은 미소에 미소가 지어지기도 하면서 어떻게 저렇게 눈부신 미소를 가지고 있을까 하는 생각에 길을 다 지나갔다. 까까머리의 듬직한 학생이 친구들과 서 있으면서 뭐라 뭐라 소리치면서 이야기를 하길래 누구랑 대화하나 돌아 보는데 아까 길을 건너던 중년 여성을 향해서 어딜 간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마지막에 사랑한다느니 이야기를 하는데 낄낄 거리고 웃으면서 형이 좋다고 이야기하는 소리를 듣고 돌아보는데 아까 목격했던 한 장애 아동이 동생(형인 거 같기도 하고..)을 향해서 덩실덩실 춤을 추면서 방긋 방긋 웃는 모습이 보였다. 

© sasint, 출처 Pixabay

 편견일 수도 있지만 가족끼리 쉽지 않은 일상을 보내왔을 텐데 웃음을 잃지 않고 서로를 향해서 서슴없는 애정표현(사랑한다느니 좀 있다가 보자는 둥..) 하는 모습에 웃음이 지어졌다. 감히 추측할 수도 없겠지만 한 아이를 키우면서 또 다른 아이에게도 똑같은 사랑을 나눠주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이름 모를 초면의 중년 여성이었지만 존경스러움과 듬직한 동생이 사람 많은 곳에서 덩실덩실 춤을 추는 자신의 형보고 서슴없이 좋아한다는 둥 표현하는 것 자체에도 기특함이 느껴졌다. 약간의 이성이 없었다면 멋지다고 쌍따봉을 날릴 뻔했다. 

 과연 나라면 밖에서 친구들과 같이 있어도 서슴없이 남들과 다른 형제에게 아는 척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한번 하게 되었다. 부끄러워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면서도 나이스 한 가족들의 한 부분을 목격하게 된 거 같아서 가슴 한편 이 간질간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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