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소설을 읽게 된 것은 특수청소 전문 회사라는 타이틀 때문에 읽기 시작했다.
예전에 유퀴즈에서 유품 정리사 일을 하던 김새별님을 본 적이 있다. 인상적인 인터뷰에 집중해서 본 적이 있었다. 그러고 잊고 있다가 올해 초에 유튜브에 신년 운세 같은 것을 재미로 돌려보다가 본인이 유품을 정리해 준 영혼이 감사해 하고 있다는 말에 울컥하는 모습이 참 눈에 많이 남았었다.
이후, 이용하는 yes24 북클럽(일정 금액을 내고 대여하는 시스템. 나의 경우 3년의 대여 서비스를 한 번에 구입했음.)에 이 책이 올라와서 궁금증에 읽기 시작했다.
주인공은 20대 와타루라는 청년이 나온다.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그는 특수 청소회사 데드 모닝의 사장인 사사가와를 만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한 번의 아르바이트는 홀로 죽음을 맞이한 할아버지, 남편과 싸우고 화해하지도 못하고 남편을 떠나보내야 했던 아내, 한집에 살면서도 남보다 못한 사이였던 형제, 마지막으로 둘만의 파티를 하고 욕조에서 죽음을 맞은 모녀 등 안타까운 청소 현장들을 누비는 동안 와타루는 이 일에 진심이 되어 간다.
그저 하루하루 버티기 위한 삶을 살던 와타루는 누군가의 마지막 삶을 기억하고 지워가는 일을 통해 삶에 대해서 의미를 배우고 진정한 관계를 맺어가며 진정한 사람으로서 성장해간다. 이 소설은 다양한 죽음을 사실적으로 다루면서 먹먹함과 안타까움을 다루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사실 최근에 들어서야 유품정리사나 특수 청소업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는 유퀴즈를 통해서야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소설책이지만 홀로 고독사 한 노인, 등산화에 유서를 숨겨두고 자살한 회사원, 생활고로 욕조에서 동반자살한 엄마까지 너무나 비정하고 현실적인 죽음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처참하다. 어설프기 그지없는 와타루 곁에 항상 검은 양복을 입고 다니는 사연 많은 사장님 사사가와, 죽음 사람들의 물건을 처리하는 폐기물 업자 가에데, 어두운 데드 모닝 사무실을 밝혀주는 사무직 모치즈키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서 무거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그나마 전환시켜준다.
작가님의 첫 소설인데 현직 간호사가 죽음을 소재로 쓴 소설이라서 그런가 진정한 삶의 의미와 관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준다. 특히 한집에서 남보다 못한 사이로 지내던 형제는 동생이 숨진 지 2주가 지나서야 동생의 죽음을 형은 발견하게 된다. 형의 경우 사고로 인해서 팔을 잃었는데 집안 다른 곳은 치우지 못하더라도 동생이 거울만큼은 매일매일 광이 나도록 닦는다. 닦는 소음으로 인해서 한껏 예민했던 형은 동생의 마지막 진심을 뒤늦게 알게 된다. 환상통으로 늘 고통스러웠던 형이 현실을 받아들여 고통이 덜어지기를 바라던 그 마음을..
가장 마음 아팠던 이야기는 생활고로 인해서 아이와 동반자살을 했던 모녀의 사연이었다. 물론, 아이의 엄마의 선택을 잘못된 선택이고 분명히 화가 나지만 한편, 사지로 내몰린 모녀의 모습에 많은 생각이 들어 착잡했다. 무엇보다 작가님의 중립적인 덤덤한 문체가 더 와닿게 하는 느낌이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여러 죽음을 통해서 나의 마지막 모습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다. 사실 우리는 의식적으로 유한한 삶을 외면하고 무한하게 살것 처럼 살아가고 있다. 한번쯤은 주변의 삶과 죽음에 대해서 한번쯤은 생각해보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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