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인 생각이나 불안한 감정을 입밖으로 꺼내지 않으려고 한다. 내 입을 떠나는 순간 진짜 그 생각이 그 감정이 실현될까봐 무섭다. 예전에 어떤 작가님의 인터뷰에서 짜증난다거나 화난다 라는 말을 왠만해서는 표현하지 않고 오늘 타야 했던 버스가 떠나버려서 불편했다. 허탈감이 느껴졌다. 이런 식으로 희석해서 표현한다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감정이 말로 표현되는 순간 확정적으로 에너지가 다시 나에게 돌아오는 걸 느낀다는 그 인터뷰가 굉장히 기억에 남았다. 그 이후에 일하다가 짜증나는 일이 있거나 화나는 일이 있어도 왠만하면 표현하지 않고 삭히거나 저사람 왜 저럴까? 난 이런 부분이 불편한가보다. 이런식으로 말하곤 했다.

저런 감정들을 표현해도 받아줄 사람이 없고 오히려 내가 예민한 사람 이상한 사람이라고 피드백이 돌아오기에 그냥 혼자 감당하는게 맞다. 게다가 왜인지 모르게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면 내가 그사람에게 나도 모르게 의지해서는 안좋은 소리를 잔뜩 할까봐 민폐가 될까봐 겁이 난다. 그러면 안되겠지만 어디 사람일이라는게 쉽게 되던가.. 아무 생각없이 오늘도 지나가는 구나, 혹은 저녁에 피자 먹어야지 이런식으로 생각을 전환하려고 한다. 어찌보면 감정을 회피하고 힘든걸 회피하는거라 느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문제의 근본을 해결할 수 있다면 해결한 후에 그렇게 생각하려고 하는 편이고, 혼자서 해결하는게 나에게는 아직 잘 맞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감정의 찌꺼기를 글이나 말로 어딘가에 표현하고 싶진 않다. 그게 언젠가는 내 발목을 붙잡고 나의 약점이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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