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이 감히 내 삶을 평가하고 재단하는 것이 싫다. 사회생활한 지 10년, 요식업 종사한 지 8년 차인데 사실 실수령액이 200만 원 조금 넘는다. 공부 열심히 안 하면 저 사람처럼 된다는 말을 직접적으로 들은 건 아니지만 요식업 종사한다는 이유로 괄시에 무시를 겪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계산할 때 돈을 던진다거나 카드를 던지는 경우도 있고, 반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극존칭을 쓰라는 게 아니라 적어도 릉과 어 중간쯤 되는 발음으로 불리기는 싫다는 말이다. 너, 야, 니로 불리는 건 없지만.. 가끔 메뉴 주문받을 때 개수를 말하지 않아서 되물어보면 한숨을 쉰다거나 짜증을 내는 경우를 종종 본다. 본인들은 아무 생각 없이 쉬는 한숨에 말이겠지만 나를 무시하나 하는 생각이 찰나에 들게 한다. 기분 나쁘라고 하는 짓이라면 성공한 셈이다.

퇴근후 동네 마트에 장 보러 가면 종종 말이 짧은 다른 손님들이 신경 쓰이기도 한다. 내 차례가 되면 반갑게 인사하고 적립번호 0000요, 이름 OOO요.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하고 꼭 인사를 드린다. 앞에 어떠한 말을 들었든 앞으로 어떠한 말을 듣든 내 말이 마트 직원분의 마음에 남아서 퇴근 후 집에 가는 길에 그래도 오늘도 좋은 하루 되라고 인사하는 손님 있었다며 회상했으면 하는 마음에 내뱉는다. 물론 나도 말하면서 기분이 좋아지고.. 사실 말 한마디가 빚을 질 수도 있고 떡을 얻을 수도 있다. 실제 반복적으로 오늘도 좋은 하루 되라는 말을 했었는데 마트 직원분이 내가 고른 깻잎이 상했다고 다른 거 가져오시라고 슬쩍 알려주기도 했고 (실제 깻잎 묶음의 제일 안쪽에 잎이 녹아 있었다.ㅠ) 나도 근무할 때 나에게 반갑게 인사해 주는 손님에게는 반찬이라도 조금 더 주고 싶고 밥이라도 조금 더 주고 싶어 지는 게 사람심리임을 알기 때문이다. 내가 듣기 싫은 말은 다른 사람에게도 듣기 싫고 내가 듣고 싶은 말은 다른 사람에게도 듣고 싶은 말이라는 것을 계속 잊지 말아야겠다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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