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걷는걸 굉장히 좋아한다. 우리집에서 차타고 15분 거리에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있는데 걸어서 조각피자를 사러 다녀온 적도 있다. 반대방향에는 대형 서점도 있는데 거기까지 걸어서 다녀온 적도 있다. 책을 사서 짊어지고 왔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교보문고나 yes24로 주문하면 현관앞까지 배달도 해주고 포인트도 적립이 되는데 하고 현타가 잠깐 오긴 했지만 책을 사서 짊어지고 오는 그 고생을 느끼는 경험을 겪었다고 좋게 좋게 생각하기도 한다. 한때 노포동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동래까지 걸어간 적이 있기도 하다. 무려 15년 전이긴 한데 서울인지 부천인지 기억이 희미한데 택시비 아끼겠다고 큰 도로를 따라서 걸었더니 버스 첫차가 다닐 시간이 되어서 버스 첫차타고 집에 왔던 기억이 난다. 무려 시간은 네시간이라 길바닥에서 허비했지만 그당시 돈없고 겁많은 나로써는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찜질방에서 자거나 피시방에서 밤을 새곤 했어야 하는데.. 아마 처음에 네시간 걸어야 집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는 곳에 갈 수 있다 그랬음 안걸었을것 같다. 걷다보니 익숙한 버스 번호를 보고 탔는데 그게 무려 네시간이 걸린거지..ㅎㅎ

요즘도 매일 퇴근후 한시간 반가량 산책후에 집에 가서 밥을 먹고 좀 쉬다가 밍기적거리거나 유튜브를 보다가 씻고 영어공부를 하곤 한다. 사실 가끔은 걷는 그 한시간 반이 아깝다고 생각이 들어서 바로 집에 가서 책을 보거나 다른 짓을 할까 고민을 하곤 한다. 결국 내다리가 저절로 원래 내가 정해둔 코스로 걷고 있다는게 함정이긴 하지만.. 집과 회사가 걸어서 15분 뛰면 9분 거리인데 한시간 반을 걷는다는게 너무 웃기긴하다. 처음에는 집에서 실내 자전거를 탔었는데 그마저도 끽끽 소리가 나는데다가 헬스장에서 운동하는건 왜인지 갇혀 있는 기분이 들어서 실외에서 걷게 되었다. 비가 오든 태풍이 오든 한파가 오든..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10키로 정도 살이 빠졌고 똥배도 싹 사라졌다. 다만 다크서클이 좀 내려왔을뿐.. 덕분에 공복혈당이 아슬아슬 했었는데 정상범위로 돌아왔다. 잃는건 퇴근후 내 시간이라면 얻는 부분은 이러다가 죽겠다 싶을 정도로 저질 체력이었는데 체력이 많이 올라왔는데다가 무엇보다 무기력증도 많이 좋아졌다. 발닿는대로 걷는게 내 산책코스라면 코스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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