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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먹은 음식 중에 기억에 남는 건 미역국이 아닐까 싶다. 생일이라서 끓인 미역국이 아닌데 단순히 엄마가 대량으로 조개를 사 와서 미역국을 끓여 먹었다. 미역국을 끓여서 간 맞추다가 소금통을 엎는 바람에 소태가 되어 버렸다. 그러다 보니 짜디 짠 바닷물을 퍼먹는 느낌이어서 물을 부어서 끓이고 그러다가 미역을 더 넣어서 끓이고 그래도 바닷물이라서 냄비에 따로 덜어내서 물을 붓고 한참을 끓이다 보니 이제야 조금은 싱거워졌다. 오래 끓여서인지 국물맛이 더 깊어졌다.

사람 사는것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단번에 완성되는 맛난 미역국도 있겠지만 우당탕탕 정신없는 와중에 실수도 하고 수습도 하고 여러 방법을 고안해 내면서 결국은 맛있는 미역국이 되어가는 그 과정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을 더 부을 수도 있고, 미역을 더 넣을 수도 있고, 조개를 더 다져서 넣다가 결국은 오래 끓여서 걸쭉해진 미역국처럼 뭐든 오래 해내면 결과물이 내 손안에 떨어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고 보니 어릴 적 집밥은 먹어본 적 없는 내가 유일하게 제일 먼저 먹고 싶어서 끓인 요리도 마침 바지락조개 미역국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직접 끓이지 않으면 미역국을 얻어먹을 수 없어 참 서글펐는데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 그래도 지지고 볶고 해서 맛있게 끓이는 법을 알게 되었으니.. 좋은 거라 생각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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