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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3.12. 인생에서 다른걸 포기해도 먹는 것은 포기할 수 없다.

hello :-) 2025. 3. 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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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에서 다른 걸 포기해도 먹는 것, 음식을 포기할 수 없다. 

 고등학생때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었다. 중학생 때부터 사실 역사에 관심이 많았고 좋아해서 역사책을 닥치는 대로 찾아서 읽곤 했었다. 하지만 밥벌이하기에는 교사 말고는 방법이 없을 거 같은데 공부를 잘하지 않아 자신이 없었다. 그렇다고 역사를 연구를 하기에는 한문 공부하기가 너무나도 싫었기에 계속 공부를 할 수 있을까 하는 현실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당시 고등학교 2학년임에도 공부는 안 하고 자꾸 드라마나 책들을 읽는 등 영 집중을 못하니 엄마가 제발 대학만이라도 가라고 사정을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인생에 목표가 없어서 그렇게 대책 없이 놀았던 게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아무 생각 없이 논 것은 아니었다. 과연 평생 일할텐데 어떤 직업을 갖고 살아야 할까 걱정을 했었는데 책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으면 좋다는 말에 먹는 것을 좋아하니까 요리사나 되어 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요리 쪽으로 일을 해보자고 마음먹고서 아무리 안 풀리더라도 내 밥 한 끼는 해 먹을 수 있겠지 하는 심정으로 수시 원서를 쓰게 되면서 남들 열심히 공부할 때 수시 합격하면서 운전면허증과 요리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었다. 중간에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어느 시험이든 이상하리만큼 이론시험은 한 번에 붙는데 실기시험은 왜 그리 줄줄이 낙방을 하는지.. 겨우겨우 대학교 2학년 1학기쯤 양식 자격증을 취득하고, 바로 한식 자격증을 취득하곤 했다. 

 너무 일이 힘들어보여 직업으로 요리 쪽을 택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 당시 사귀던 이성친구가 내가 요리사로 일하고 싶어 하는 것을 알고는 일부러 일이 힘든 단체급식에 아르바이트로 일하게 주선을 해줬었는데 나름 재미는 있었다. 물론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지만.. 그래서 그나마 쉬워 보였던 커피숍에서 3교대라고 해서 입사했다가 2교대로 변경이 되고도 1년 동안 근무했었다. 너무 박봉이라 책상 앞에서 전화받는 콜센터로 일을 옮겨도 봤었다. 주 5일이라는 장점이 있었지만 정신적으로 피폐해져서 이러다가 내가 사고 치겠다 싶어 차라리 몸이 힘든 요리 쪽으로 다시 넘어오면서 피폐해졌던 정신이 많이 나아졌었다. 흔히들 하는 말이 요리를 일로 하는 사람들은 집에서는 음식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난 집에서도 요리를 하곤 한다. 단지 내가 손이 너무 커 두 명이 사는데 10인 이상 대용량이라서 버거운 거 빼고는 말이다. 주 6일 혹은 주 7일 7년을 근무하면서도 출근할 때 나름 신나게 흥얼거리며 출근하곤 한다. 물론 "앗 내일 출근하네? 얏호!" 이건 아니지만..ㅎ 처음에는 일이 너무 힘들어서 울면서 일하기도 했었지만 7년이나 일하면서 나름 일의 요령도 생기고, 손님을 대하는 방식도 요령이 생기게 되었다. 물론 내 잘못으로 손님에게 지적이 들어오면 사과하고 대응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조금은 유연성을 가지게 되었다. 나중에라도 주머니 사정이 넉넉해지고 여유가 생긴다면 다양한 식재료를 사다가 맛있는 거 해 먹고 즐겁게 인생을 살고 싶다. 아마 그때도 양파장아찌를 너무 많이 담아서 주변에 나눠주고 살지도 모르지만 말이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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